미국에서 달걀 공급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에서 10만 개의 달걀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절도 범죄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프랭클린 카운티의 ‘핏앤게리스 오개닉스'(Pete & Gerry’s Organics)에서 출하된 달걀 약 10만 개(약 4만 달러 상당)가 유통 트레일러에서 순식간에 도난 당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유통업체의 물류망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달걀 생산업체인 핏앤게리스측은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지역 경찰과 협력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2024년 11월과 12월 사이 조류독감으로 인해 1,720만 마리의 산란용 닭이 폐사했다. 이는 2024년 전체 조류독감 피해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달걀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대형달걀 1다스의 전국 평균가격은 4.15달러로, 전월 대비 50센트 올랐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물론 외식업계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레스토랑과 식당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가격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체인 레스토랑인 와플 하우스는 최근 달걀 한 개당 50센트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와플 하우스 측은 “전국적인 달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요금을 조정하거나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달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유통업체와 농장을 겨냥한 절도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경제학과의 데이비드 클라인 교수는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 도난 사건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달걀은 기본 식재료인 동시에 현재 높은 가치가 형성돼 있어 조직적인 절도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주 경찰은 CCTV 분석 및 용의 차량 추적을 통해 범인을 쫓고 있으며, 추가적인 절도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유통업체와 농장 관계자들에게 경계를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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