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BBC 방송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제9순회 항소법원은 지난 14일 테슬라 전직 엔지니어 크리스티나 발란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발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 사건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관할이 아니다”라며 기존 테슬라 측의 승소 판결을 뒤집었다.
발란은 2014년 테슬라 모델S의 페달 부품 결함 문제를 내부에 제기한 뒤 부당 해고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해당 모델의 페달에 바닥 매트가 말려 들어가 제동에 영향을 미친다며 안전 우려를 제기했다. 이후 회사 측의 불이익과 해고 조치가 이어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BBC에 따르면, 발란은 당시 모델S 배터리에 자신의 이름 첫 글자가 새겨질 정도로 회사 내부에서 인정받던 유능한 엔지니어였다.
그는 부당 해고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테슬라는 2019년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통해 발란이 횡령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에 발란은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재 재판부는 명예훼손 발언 이후 시간이 지나 법적 시효가 지났다며 테슬라 손을 들어줬고,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후 발란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고, 이번 항소심 판결로 재판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발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새 소송을 시작해 배심원과 판사 앞에서 머스크를 상대로 직접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유방암 투병 중인 그는 “아들을 위해 결백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머스크가 정중하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