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15일, 미국 뉴욕시와 주변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으며 도시 기능이 마비되었다.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등 뉴욕시 5개 자치구 전역과 인근 뉴저지 일부 지역에 돌발 홍수 경보가 발령되며, 지하철역 침수, 주요 도로 차단, 항공편 취소 등 대규모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밤부터 시작된 폭우는 뉴욕시 센트럴파크에서 한 시간 만에 약 50mm(2인치)의 강우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 사상 가장 강렬한 단시간 강우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특히 브루클린과 퀸스의 저지대 지역은 시간당 최대 75mm에 달하는 비로 인해 반지하 주거지와 상업 시설이 물에 잠겼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저지 턴파이크 고속도로와 라과디아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도 침수로 통행이 불가능해지며 교통망이 사실상 붕괴되었다.
뉴욕시 지하철은 여러 노선이 침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되었으며, 일부 역에서는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었다.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맨해튼과 브롱크스를 연결하는 할렘라인과 허드슨라인 운행을 중단했으며, 복구 시점은 불투명하다. 라과디아 공항은 터미널 일부가 폐쇄되고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7월 14일 밤 뉴욕시, 롱아일랜드, 허드슨밸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뉴저지에서 최소 2명이 사망했으며, 뉴욕시 내에서도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하 아파트에서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퀸스의 리치먼드 힐 지역은 심각한 침수로 주민 대피가 이어졌다.
브루클린에서는 2023년 9월 유사한 폭우 당시와 마찬가지로 반지하 주거지와 식당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현지 외식업체 관계자는 “새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차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해진 극단적 기상 현상에 대한 당국의 대응 부족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컬럼비아대 홍수 전문가 앤드류 J. 크루츠키에비츠는 “기후변화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으며 폭우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뉴욕시의 배수 인프라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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