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가상자산을 금 등과 동등한 지위의 준비자산(Reserve)으로 간주하겠다는 국가 정책 방향을 재확인한 것이다. 신규 예산이나 증세 없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금과 같은 기존 보유 자산을 일부 매각해 비트코인을 매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정책 보고서 ‘디지털 금융기술 미국 리더십 강화(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백악관 주도하에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 실무그룹(President’s Working Group on Digital Asset Markets)이 작성했다. 여기에 재무부와 상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부처들이 공동 참여했다.
보고서 분량은 총 166페이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서명한 가상자산 첫 행정명령 ‘디지털 금융 기술 분야에서 미국 리더십 강화’를 근거로 작성된 정책 가이던스다.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연 ‘비트코인 비축’ 관련 내용이다.
보고서 164페이지에서는 “재무부와 상무부 등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strategies that could be used to acquire additional bitcoin for the Reserve)’을 마련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간 행정명령 등을 통해 밝힌 비트코인 비축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공식화한 셈이다.
특히 해당 전략은 별도의 신규 예산이나 증세 없이 수립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추가 확보 전략 조건으로 “재정 중립적이고, 미국 납세자에게 별도 비용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in ways that are budget neutral and do not impose incremental costs on U.S. taxpayers)”고 언급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금을 일부 매각한 재원으로 비트코인을 추가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고서에서 금 매각 등 구체적 재원 조달 방식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실물자산의 비중 재편을 통한 디지털 자산 전환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댄 모어헤드 판테라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한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금을 매각하고, 최대 6000억달러(835조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은 켄터키 포트 녹스에 1100만년치 노동 임금을 금으로 묻어두고 있다. 이는 너무나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40세기 전 파라오들이 하던 방식”이라며 “이 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트코인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행정명령 등을 통해 알려진 미국 정부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20만개다. 미국은 그간 비축된 비트코인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보고서에도 해당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매도하지 않고, 국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비축 자산으로 유지될 것(bitcoin will generally not be sold and will be maintained as a reserve asset in furtherance of national objectives)”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기존과 동일하게 장기 전략 자산으로 보고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금지 ▲가상자산 기업 차별 제한 등도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CBDC를 직접 발행할 수 없다. 이는 중앙은행이 단독으로 디지털화폐를 운영할 수 없으며, 의회의 입법 또는 정부 차원의 별도 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아울러 은행은 규제상 차별 없이 가상자산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가상자산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