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10년 동행을 마친 손흥민(33)이 고별전에서 펑펑 울었다.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인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에서 10시즌을 뛴 손흥민이 국내 팬들 앞에서 펼친 고별전이다.
손흥민은 뉴캐슬을 마치고 전세기편으로 바로 영국으로 돌아가는 토트넘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도 “오늘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말했다.
토트넘 고별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19분까지 뛰다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됐다.

6만여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벤치로 내려온 뒤 감정이 북받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여러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보냈던 팀을 떠나려 하니 마음이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감정적으로 올라와 눈물이 났다”고 토트넘 고별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너무 행복한 경기를 했고, 축구 팬분들, 동료들, 상대 선수들 덕분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아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6만여 팬들의 응원을 받은 손흥민은 “너무 감사하다. 어떤 복을 받아서 이렇게 성장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는지 알 수 없지만,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축구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했다.
토트넘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엔 “입으로 이야기하기가 창피할 정도로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영감이 됐다는 걸 느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민혁이나, (박)승수에겐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많은 팬이 지켜보는 만큼 저보다 더 큰 선수가 되길 바란다. 민혁이는 이제 좀 친해져 농담도 한다. 14살 차이 나는 선수가 그렇게 해주니 적응이 잘 안된다”고 웃으며 “어린 선수도 열심히 하는 걸 보면서 새 환경에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단 걸 느낀다”고 했다.

손흥민과의 작별에 절친한 사이였던 수비수 벤 데이비스도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은 “그동안 좀처럼 우는 모습을 못 본 선수였는데, 데이비스가 옆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눈을 보면 빨개져 있었다. 눈물도 맺혔더라”며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고맙다. 그 친구 아들의 대부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행선지에 대해선 결정적인 힌트를 줬다.
그는 “결정된 건 없다. 여기서 말씀드리기 보다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다”며 “제가 어제 ‘엄청 좋은 정보’를 드렸다”며 미국행을 암시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1년 남은 북중미월드컵은) 저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손흥민은 미국 프로축구 로스앤젤레스FC(LAFC) 이적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