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미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21일 돌연 조기 방미길에 올랐다. 조 장관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을 수행하지 않고 미국으로 향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한미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해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워싱턴으로 향했다. 조 장관의 조기 방미는 전날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의 조기 방미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현안을 막판 조율하고 협상 내용과 의제를 최종 선정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외교부 북미국장도 정상회담 준비차 이날 오전 먼저 출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현 장관은 한미 양국 신정부 출범 후 첫번째 정상회담이란 의미와 무게감을 감안해 보다 면밀하고 철저한 준비를 위해 먼저 방문, 직접 현장에서 미 측과 최종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에 정상회담 전 실무 협의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외교부가 미국 정부에 대면 협의를 요청하면서 조 장관의 조기 방미를 제안했고, 미측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백악관, 국무부 관계자 등을 두루 접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의 갑작스런 조기 방미를 두고 미국 측과 조율해야 할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장관은 통상 공식 수행원으로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함께 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을 수행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떠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한일정상회담 뒤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외교부 장관이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까지 건너뛰고 미국으로 향한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조 장관의 조기 방미는 출국할 때 직항편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긴박하게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한미정상회담 선발대로 22일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 장관은 별도로 현지 일정을 소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