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면담 생중계를 돌연 취소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바티칸 공보실은 현지 29일로 예정된 교황과 바이든 대통령의 면담 장면 생중계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교황청은 교황과 바이든 대통령이 사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 인사를 한 뒤 앉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편집한 영상을 언론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바티칸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과 교황청이 그를 맞는 모습만 실시간 보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낙태권 지지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태를 ‘살인’으로 규정하면서 낙태권 반대를 강하게 지지해 왔다.
AP에 따르면 실제 미국 보수 가톨릭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성체성사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황청은 수 년 동안 주요 국가 정상 방문에서 TV 생중계를 허용해 왔다고 AP는 지적했다.
AP는 교황청 특파원협회가 생중계 취소 결정에 공식 항의했으며 해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난색을 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우리가 주최자가 아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언론 접근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언론 자유의 가치를 믿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언론 접근이 가능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미 대통령이다. 그는 이전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3번 만났으며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알현한다.
교황청은 마찬가지로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의 알현 생중계 계획도 잡았는데, 이 역시 취소했는지 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