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에서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거구 조정을 추진, 공화당지역에 5개의 새로운 선거구를 추가로 만들게 한 데 대해 유권자단체가 흑인유권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이를 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전국 흑인지위 향상 협회(NAACP)와 “법률가 민권위원회” ( Lawyers Committee for Civil Rights Under Law )등 민권단체들은 26일 텍사스주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텍사스 주와 주 의회 지도자들이 흑인 유권자들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할 수 없도록 막기 위해 선거구를 개편하는 게리맨더링을 하고 있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텍사스주는 백인 주민이 40%밖에 안되는데도 백인 유권자가 주 의회 의석의 73%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NAACP의 데릭 존슨 회장은 밝혔다.
“텍사스 주가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목적은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흑인 지역을 대표하는 주의회 의원들 수를 줄이고 흑인의 당선이 어렵도록 하는 것인데, 그것 자체만으로도 헌법 위반이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텍사스주는 “투표권 법”이 실시된 이후로 지금까지 언제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채택해왔으며 매번 선거구를 다시 획정해왔다고 NAACP는 밝혔다.
흑인 유권자들은 수십년 동안 압도적으로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해왔다.
이번 텍사스주 정부의 선거구 재조정안은 텍사스주 의회에서 23일 통과되었고, 거기엔 공화당을 지지하는 선거구 5개가 새로 생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서 실시된 일이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다수인 텍사스 주의회의 합작품인 새 선거구 확정은 민주당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은 2주일 동안 의회를 보이콧하고 전국적으로 선거구 재조정의 검토와 시정 운동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도 이에 대응해서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수 있도록 선거구 지도를 조장하는 특별 선거법을 통과시키고 이에 서명했다.
하지만 텍사스 주의회의 필 킹 상원의원( 공화당)은 2026년 중간선거의 선거구 재조정이 인종차별을 근거로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번 선거구 재조정을 밀어 붙이고 있다.
” 내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모든 선거구 지도는 합법적이어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텍사스의 공화당 의원 후보들이 더 유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그는 밝힌 바 있다.
미 대법원은 2019년 판결에서 정당이 당의 이익을 위해 게리맨더링을 하는 것은 헌법상 금지돼 있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위해서 하는 것은 금지한 바 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아직 새 선거구 지도에 최종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는 어떤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26일 자신감을 보였다. 또 공화당이 우세한 다른 주 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공화당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 것으로 예언했다.
NAACP도 26일 성명을 발표, 모든 주 정부들이 공화당이 새롭고 합법적이고 헌법에 맞는다는 새 선거구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회장은 이 달 앞서 ” 2026년 중간 선거가 곧 시작되면 우리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버티어낼지, 아니면 모든 국민이 ‘왕’을 모시고 그 권력에 굴복하며 살게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