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비대(?)가 등장했다.
밴나이스 지역에 위치한 한 홈디포 주차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에 대비해 자전거를 타고 순찰하는 남성들이 있다. 그들는 허리에 확성기를 차고 있어, 원예·건설 일자리를 기다리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즉각 경고를 보낼 수 있다.
멕시코,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도 호루라기를 들고 있으며, 차량이 주차장 주변을 지나갈 때마다 활동가들은 무전기를 통해 차량이 단속 중인 차량인지 여부를 서로 공유한다.
이들이 감시 활동을 펼쳐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LA 밴나이스에 위치한 10만8000평방피트 규모의 홈디포 매장 외부 주차장에서 이민 단속이 이뤄진 건 올여름에만 최소 다섯 차례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일부 이민자들은 체포됐고, 나머지는 도망쳐 몸을 숨겼다.
남가주 곳곳의 홈디포 매장들은 수년간 합법·비합법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모이는 비공식적인 일용직 노동시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곳들이 연방 이민 단속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올해 초 백악관 부비서실장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설계자인 스티븐 밀러가 홈디포 매장을 단속 대상으로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여름부터 본격화된 단속 이후, 남가주에 위치한 최소 12개 이상의 홈디포 매장이 연방 이민 당국의 표적이 되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반복적으로 단속이 진행됐다.
계속되는 ICE 단속에 대응해, 활동가들은 전국적인 홈디포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매장 관리자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모노로비아의 한 홈디포 매장 인근에서 한 남성이 이민 당국을 피해 도주하다 인근 고속도로로 뛰어들었고,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밴나이스 매장은 특히 강도 높은 단속의 타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