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LA평통) 해외자문위원 후보자 심사가 최근 주LA총영사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한인회, 평통 관계자, 총영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지만, 신청 현황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LA평통의 자문위원 정원은 약 130명 규모다. 그러나 이번에 접수된 후보자는 이보다 적은 12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신청자 가운데 대여섯 명은 자격 미비로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던 해외평통 자문위원 선발과 비교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이번에는 경쟁률이 1대1에도 못 미쳤으며, 신청자 수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무자격자 신청이 다수 포함되면서 결국 실질적으로는 더 줄어드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연령대의 불균형이다. 이번에 접수된 신청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민주평통 사무처가 강조해온 차세대와 여성층 참여 확대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젊은 세대의 참여는 극히 저조해 차세대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담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평통 자문위원직은 재외동포 사회를 대표해 평화통일 여론을 확산하고 민간 외교 사절 역할을 맡는 중요한 자리로 홍보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인사회에서의 관심은 눈에 띄게 식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명예직으로서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고, 실제 활동도 형식적이라는 인식이 퍼져 지원자가 줄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평통 자문위원이 되기 위해 줄을 서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권유를 해도 선뜻 나서려 하지 않는다”며 “젊은 세대와 여성층의 참여 확대라는 취지와 달리 현실은 참여 기피 현상이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번 LA평통 자문위원 최종 위촉은 민주평통 사무처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쯤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원조차 채우지 못한 이번 상황은 해외 평통 조직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