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노르웨이가 트럼프 대통령 수상 무산시 외교적 파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간)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과 (심사) 기간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전문가와 관측자들은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키르스티 베르그스토 노르웨이 사회주의좌파당 대표는 “노벨 위원회는 독립 기관이고 노르웨이 정부는 수상 결정에 관여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명확치 않다”며 “우리는 그가 어떤 일을 벌일지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릴드 헤름스타드 녹색당 대표는 나아가 “평화상은 소셜미디어상의 분노나 협박이 아니라 지속적 헌신으로 받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지지한 것은 좋은 일이며 환영하지만, 뒤늦은 기여가 폭력과 분열을 오랜 세월 조장해온 사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의 노르웨이 소식통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하면 양국간 외교적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칼럼니스트 하랄드 슈탕헬레도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에 실패할 경우 노르웨이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 인상 압박, 최악의 경우 노르웨이 적국 선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를 이틀 앞둔 8일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8번째 전쟁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있다. 역사상 이렇게 많은 전쟁을 해결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를 거론했다.
그러나 평화상 수상자는 이스라엘-하마스 합의 전인 지난 6일 결정됐으며, 수상자 후보 지명 마감일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월31일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기구의 평화 노력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중단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묵인이나 그린란드 합병 주장 등 평화를 위협한 점, 자국내 반(反)이민 정책에 군을 투입한 점 등이 상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수단 비상대응실, 국제형사재판소(ICC),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등을 유력 평화상 수상 후보로 꼽는다. ICC와 CPJ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