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 4경기 내내 차갑게 식은 방망이로 고개 숙였다.
오타니는 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5 MLB 포스트시즌 NLDS 4차전에서 1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에 그쳤다.
이날 다저스는 11회 연장 혈투 끝에 필라델피아를 2-1로 잡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 2년 연속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팀이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웃은 것과 별개로 오타니는 이날도 타격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7회말 고의 4구를 얻어 출루한 것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오타니는 1-1로 맞선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필라델피아의 네 번째 투수 헤수스 루자르도의 역투에 2연속 배트를 헛돌리더니 3구째 시속 143.5㎞ 스위퍼를 그대로 바라봐 3구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NLDS가 치러지는 4경기 동안 타율 0.056(18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와일드카드시리즈(WS) 2경기까지 합쳐도 타율은 고작 0.148, OPS(출루율+장타율)도 0.603에 불과하다.
가을야구 초반부터 흔들린 건 아니었다. 그는 지난 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WS) 1차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7일 NLDS 2차전에서도 7회 격차를 벌리는 적시타를 폭발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지난 9일 NLDS 3차전부터 방망이가 완전히 식어버렸다. 전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그는 이날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며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처음으로 MLB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뉴욕 양키스와의 WS 5경기에서도 타율 0.105 OPS 0.385로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오타니와 다르게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투수가 있다. 같은 일본인이자 팀 동료인 사사키 로키다.
사사키는 이날 NLDS 4차전 8회에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62㎞까지 찍혔다.
사사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어깨 부상으로 인해 10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46에 그쳤으나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25일부터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총 4차례에 등판해 5⅓이닝을 소화하며 5개의 삼진을 솎아 냈고, 실점 없이 다저스 마운드를 지켰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나 사사키의 피칭을 언급하며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선에서 경험한 역대 최고의 불펜 투구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사키가 보여준 활약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순 없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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