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4번째’ 유인우주선 무사귀환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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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 우주선 캡슐이 8일 밤 무사히 해상 귀환해 미국 언론들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의 유인 우주선 캡슐이 플로리다주 연안의 대서양이나 멕시코만 바다에 탈없이 떨어진 것이 이번으로 벌써 4번째인데도 여러 미국 언론들이 처음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었다.
국수주의하고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뉴욕 타임스는 나사(항공우주국)의 귀환 생중계 방송을 3시간 동안 그대로 내보내고 기자들이 중간중간 상황을 설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 언론들이 스페이스엑스 유인 우주선 귀환에 과도하게 열광하는 것은 머스크의 이 우주기업이 2020년 5월 9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화물이 아닌 사람이 탄 우주선을 하늘로 쏘아보낸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1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과 우주비행사를 실어보내고 다시 데리고오던 우주왕복선 스페이스 셔틀을 영구히 운행정지시켰다. 대신 화물은 2002년에 창립된 스페이스엑스의 무인 우주선에게 위탁하고 우주비행사는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 및 소유즈 캡슐에 큰 돈을 내고 승차시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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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왕복선 운영비가 너무 비싸 탓이다. 1년 운영비가 당시 150억 달러였는데 나사는 스페이스엑스에게 장기 위탁을 300억 달러에 했고 소유즈 캡슐에 비행사를 한 번 탑승시키는 데 9000만 달러를 줬다. 셔틀보다 비용이 무척 싸게 든 아웃소싱인 대신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선 발사는 사라진 멋진 광경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지난해 봄 스페이스엑스의 ‘팰콘9’ 로켓이 2명의 우주비행사를 유인 우주선 캡슐 ‘크루 드래곤’에 실어 ISS에다 데려다주는 데 성공했다. 2명은 1주일 만에 귀환했으나 그 해 11월에 크루-1 팀이란 이름으로 ISS에 올라간 3명의 비행사는 올 4월 초까지 166일 간을 체류하다 크루 드래곤 캡슐을 타고 되돌아왔다.
8일 밤 10시33분에 무사 귀환한 4명의 우주비행사는 크루-2 팀으로 199일 간 체류해 기록을 세우고 내려왔다. 이들을 4월 말에 쏘아보낸 팰콘9 로켓이나 이들이 타고가고 되돌아온 캡슐 크루 드래곤은 모두 재활용한 것이다. 2팀이 탄 크루 드래곤은 애칭 별명만 엔데버로 바꿔졌다.
스페이스엑스 유인 우주선은 지구 상공 400㎞에서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있는 ISS까지 가는 데 6시간이 걸리는데 이번에 귀환하는 데 걸린 시간은 8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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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8시간이지 귀환 하강 비행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8시간 전에 ISS와의 도킹을 풀고 분리된 크루 드래곤 캡슐은 ISS 둘레를 몇 번 돌면서 사진을 촬영한 뒤 자체 궤도 비행에 나서 하강 순간을 기다렸다. 40여 분 전에 궤도이탈의 역추진기를 쏘아 속도를 늦춘 뒤 지구로 자유낙하했다. 만약 잘못해 궤도비행 속도보다 빠르면 지구에서 영원히 이탈될 수 있다.
자유낙하 속도는 시곡 2만8000㎞이며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우주선 외부가 2000도의 고온으로 달궈지는 플라즈마 현상 때문에 7분 동안 지구와 교신이 불가능해진다. 이 열의 중간지대를 빠져나와 낙하산으로 속도를 수백 수십 ㎞로 떨어뜨린 크루 드래곤은 멕시코만 바다에 착수했다.
한편 이날 크루-2팀에 앞서 스페이스엑스가 2500만 달러에 억만장자 등 4명의 우주관광객에게 대여해준 유인 우주선 레질리언스가 9월 사흘 궤도비행 후 대서양에 착수 귀환했다.
이틀 뒤인 10일(수)에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기지에서 4명의 우주비행사로 구성된 크루-3 팀을 태운 크루 드래곤 캡슐이 새 별명을 달고 다시 발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