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I/아틀라스(3I/Atlas)’가 외계인의 우주선일까, 아니면 우주를 떠도는 단지 흥미로운 암석일까?
이 논쟁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지난 7월 이 혜성을 처음 포착한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3I/아틀라스는 우리 태양계에 진입한 세 번째 알려진 성간 천체다. 이제 NASA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는 논쟁을 더욱 증폭시킬 수도, 혹은 종결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I/아틀라스가 외계 우주선일 가능성을 제기한 대표적 인물은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자 아비 로엡 박사다. 그는 그 근거로 혜성의 독특한 특성을 들고 있다. 특히 태양계 행성들의 정렬 궤적과 거의 일치하는 비정상적인 비행 경로를 지적했다.
또한 3.5마일 길이의 혜성에서 방출되는 가스 기둥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됐는데, 일부는 이를 산업용 합금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인 혜성과 달리 3I/아틀라스는 꼬리가 보이지 않는다.
로엽 박사는 “이 혜성에는 꼬리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꼬리 뒤가 아닌 앞부분에서 빛이 난다는 점이다”라며 “얼룩말은 줄무늬로 구분되듯, 혜성도 꼬리로 구분된다. 꼬리가 없다면 그것은 혜성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엽 박사는 UFO 관련 사안에서 미 정부의 투명성 부족을 자주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외계 생명체: 지구 밖 지적 생명체의 첫 징후(Extraterrestrial: The First Sign of Intelligent Life Beyond Earth)》, 《성간: 외계 생명체 탐사와 우리의 미래(Interstellar: The Search for Extraterrestrial Life and Our Future in the Stars)》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3I/아틀라스는 지난 10월 29일 태양에 가장 근접했으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밝아졌다. 오는 12월 19일에는 지구에서 약 1억6,800만 마일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의 애나 폴리나 루나 연방 하원의원은 수요일 NASA에 3I/아틀라스의 미공개 데이터와 이미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로엽 박사 역시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루나 의원은 NASA 대행 션 더피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정보는 성간 천체의 특성과 태양계와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NASA는 이에 대해 “모든 임무가 협력해 이 드문 성간 혜성이 태양계를 통과하는 동안 이를 추적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아직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현재 NASA의 주요 탐사 장비들—화성 탐사차 퍼서비어런스,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 파커 태양 탐사선, 그리고 허블의 후속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모두 3I/아틀라스 관측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로엽 박사의 ‘외계 우주선’ 가설에 동의하는 과학자는 많지 않다. NASA 태양계 소천체 수석과학자 톰 스태틀러는 “그건 그냥 혜성이다. 혜성처럼 보이고, 혜성처럼 행동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혜성과 매우 유사하다”며 “모든 증거는 이 천체가 자연적인 천체임을 강하게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천체물리학자 크리스 린톳 역시 “인공물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으며, 이 흥미로운 천체를 연구하는 과학적 노력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명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최근 헐리우드의 KTLA 방송에 출연해 “새로운 현상은 언제나 조사해야 한다”면서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외계인 짓이다’라고 결론내리는 것은 섣부르다. 알 수 없다고 해서 외계인이 한 일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