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13일에 새로 발표된 고등학교 졸업률의 사상 최고치를 축하했지만, 학생 학습의 다른 지표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성취가 나타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졸업률 87.5%는 2017년 현재의 주 교육 성과 대시보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수치는 2017년 이후 4.5포인트,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그동안 뒤처져 있던 그룹이 이미 성과가 좋았던 그룹보다 대체로 더 큰 개선을 보였다. 이로 인해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과 같은 최고 졸업률 그룹과 라틴계, 흑인 학생, 위탁가정 학생 등 다른 그룹 간 격차가 좁혀졌다. 백인 학생의 졸업률은 약간 감소했지만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무실과 다른 주 관계자들은 이 결과를 강한 긍정적 신호로 평가했지만, 뉴섬 주지사의 발언은 신중했다.
뉴섬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시간, 에너지, 자원 투자를 많이 할수록 그들의 미래는 더 밝아질 수 있다. 그 미래가 대학이 될지, 바로 주의 노동력에 뛰어드는 것이 될지와 관계없이, 우리는 학생과 교사가 성공하고 캘리포니아 드림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공동의 약속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학교 관계자들이 학생 성취를 촉진하기 위해 졸업 요건을 강화하던 시기에서 크게 변화가 있었다. 이 엄격한 접근법에는 여전히 지지자가 있지만, 비평가들은 이로 인해 중도 탈락 학생 수가 늘고 혜택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높고 개선된 졸업률은 일반적으로 다른 지표, 특히 주와 전국의 표준화 시험 점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캘리포니아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주가 사용하는 복합적인 대학 및 직업 준비 지표에 따르면, 졸업생의 51.7%만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졸업생 절반만에 사회에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즉, 졸업장이 학생이 대학이나 직업에 준비되었다는 신호라고 가정할 수 있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2024-25 학년도에는 10명 중 9명이 졸업장을 받았지만, 그중 약 절반만이 대학이나 직업 준비가 된 것으로 간주됐다.
학생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 준비 완료”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두 개의 AP 과정에서 C− 이상 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포함된다.
“직업 준비 완료”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등록된 사전 견습 과정을 완료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C− 이상 학점으로 직업 기술 교육 과정을 한 학기 수료하고, 워크포스 혁신 및 기회 법, 잡 코어, 유스빌드, 캘리포니아 보존단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완료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다른 캘리포니아 데이터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학생 중 만성 결석률, 즉 학교의 10% 이상을 결석한 학생 비율이 2024-25 학년도에 19.4%로, 전년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5명 중 1명이 만성 결석 상태임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수치는 12.1%로, 당시 교육자들은 이미 너무 높다고 여겼다.
이번 데이터는 10월 초 발표된 주 시험 점수의 요지를 반영한다.
전반적인 점진적 개선과 일부 지역에서의 강한 개선이 있었지만, 중요한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주 전체에서 영어 과목에서 상급 또는 숙련 수준에 도달한 학생은 48.8%, 수학에서는 37.3%였다.
마이크 커스트 전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 회장은 졸업률과 다른 지표 간 격차가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 시험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숙련 수준으로 평가된 학생은 사실상 대학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약간 낮은 기준을 달성한 학생도 고등학교 졸업생에게 기대되는 기술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영어 예술 과목에서 “기초 수준”으로 평가된 학생까지 포함하면, 고등학교 졸업 기준에 맞춰 학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비율은 61%로 올라간다.
커스트는 “이 데이터는 결승선이 아니지만, 진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나름 해석했다.

졸업률 상승은 전국적으로 흔히 나타나며, 교육자들은 높은 중도 탈락률을 줄이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졸업생 수가 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학생 성취도가 높아지거나 학생의 교육수준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국가 학생 성취도 평가는 표본 학생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며 ‘국가 성적표’로 알려져 있는데, 영어와 수학 점수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표준화 시험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을 돕기 위해, 캘리포니아는 졸업장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졸업시험 합격을 요구하는 방식을 폐지한 대부분의 주 중 하나였다. 또한 전국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주의 거의 모든 학군은 온라인 학점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이 부족한 학점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했다.
포드햄 연구소 소장 마이크 페트릴리는 “졸업시험에 대한 증거는 학습 향상을 촉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약했다”며 “주와 지역 정책 입안자들은 읽기조차 어려운 학생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는 것을 주저했고, 그 결과 졸업시험을 시행하는 주의 수는 한 자릿수로 줄었다”고 말했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최소한의 읽기 능력을 가진 비율은 2017년 19%에서 2023년 28%로 증가했다. 16세에서 24세의 청년 중 읽기 능력이 부족한 비율은 같은 기간 16%에서 25%로 늘었다.
수리 능력, 즉 일상 생활에서 숫자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에서 저성취 성인의 비율은 2017년 29%에서 2023년 34%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따르면 졸업장은 그 안에 담긴 기술과 관계없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낫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졸업생은 비졸업생보다 건강하고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
페트릴리는 “오늘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며 “우리는 졸업장을 성취의 표시라기보다 출석 증명서로 만드는 쪽으로, 큰 공론화 없이 결정한 것 같다. 좋은 점은 탈락 학생이 줄고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가 줄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많은 청년에게 자신이 다음 단계에 준비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관계자들은 졸업률과 다른 학습 지표 간의 괴리를 인지하고 있다. 졸업률이 증가한 학교 시스템을 강조하면서, 다른 개선 지표도 함께 살펴봤다.
주 교육부는 졸업률 97.2%를 기록한 컬버 시티 통합 학군을 주목했다. 전년 대비 3.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컬버 시티 학군 지도부는 학생들의 사회적·정서적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정신 건강 상담사와 함께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 학군은 문해력 코치와 읽기 전문가를 활용하고, 대학 및 직업 센터를 우선시한다.
컬버 시티 교육위원회 회장 트리스턴 에지도르는 학생 성취 향상과 졸업률 향상은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학생들이 필요할 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초기부터 강력한 읽기와 쓰기 기초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에지도르는 “우리는 학생들이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장벽을 제거하고 학업 지원을 동시에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가 예년의 졸업생 커트라인을 상대적으로 크게 낮췄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당장 졸업률을 높이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준비된 사회인을 배출하는데에는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