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가 만든 노래가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해 화제다.
13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AI로 생성된 가수 ‘브레이킹 러스트'(Breaking Rust)의 곡 ‘워크 마이 워크'(Walk My Walk)가 미국 빌보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해당 차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음원을 기준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이날 기준 워크 마이 워크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350만 회 이상 재생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브레이킹 러스트의 다른 인기곡인 ‘빌린 시간에 사는 것'(Livin’ on Borrowed Time)은 400만 회, ‘위스키는 말대꾸하지 않는다'(Whiskey Don’t Talk Back)는 100만 회의 재생 횟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AI 음악이 차트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AI R&B 가수 자니아 모네가 내놓은 ‘렛 고 렛 고'(Let Go, Let Go)가 가스펠 차트 3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How Was I Supposed To Know)가 빌보드 차트 20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AI 음악 열풍’에 대해 영국 매체 가디언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의 연구를 인용하며 “AI 음악이 차트를 장악하는 이유는 폭발적인 생산량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 플랫폼에 매일 업로드되는 음악 중 약 34%인 5만 곡이 AI 생성 음악이었다.
음질도 크게 향상되면서 일반 청취자가 AI 음악과 인간 작곡가의 음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같은 연구에서 디저가 8개국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97%가 AI로 만든 음악과 인간이 작곡한 음악을 구별하지 못했다.
AI 가수의 영향력이 커지자 음악 업계에서는 저작권 침해와 인간 창작자의 생계 위협 등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영국에서는 애니 레녹스, 데이먼 알반, 라디오헤드 등 100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정부의 AI 규제 완화 정책에 항의하며 ‘이게 우리가 원하는 일인가?'(Is This What We Want?)라는 제목의 무음 앨범을 발매해 화제가 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