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이 마침내 웨스트LA와 베벌리힐스를 지하철로 연결하는 시대를 맞았다.
LA의 대표 도로 윌셔 블루버드 아래를 달리는 대규모 D라인(구 퍼플라인) 연장선이 8일 공식 개통돼 자동차 중심 도시였던 LA 교통 체계에 역사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새로 문을 연 역은 윌셔/라브레아, 윌셔/페어팩스, 윌셔/라시에네가 등 3개 역이다. 한인타운 서쪽으로 이어지는 핵심 구간이 처음 개통되면서, 한인타운 주민들도 베벌리힐스와 미드윌셔 주요 지역을 지하철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메트로는 유니언역에서 윌셔/라시에네가역까지 이동 시간이 약 21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같은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평균 45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교통혁명’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새 역들은 LA 카운티 미술관(LACMA), 아카데미 뮤지엄, 더 그로브, 베벌리센터 등 주요 명소와 인접해 있어 관광객과 직장인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A 메트로 이사회 페르난도 두트라 의장은 “이번 개통은 LA 미래를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며 “우리는 엄청난 기술적 장애물을 극복했고, 시민들에게 더 빠르고 편리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실제 시민 반응도 뜨거웠다. 개통 첫날 오후 윌셔/페어팩스역에는 열차를 타기 위한 긴 줄이 역사 내부를 가득 메웠다.
인근 주민 리치 만니노는 “예전에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먼저 버스를 타야 했지만 이제는 집 근처에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며 “2018년부터 기다려온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LACMA 교육 코디네이터 크리스틴 머리 역시 “이제 두 정거장만 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며 “다시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D라인 연장 사업은 총 사업비 97억 달러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개통된 구간은 약 4마일이며, 최종적으로는 UCLA와 웨스트우드까지 총 9마일 연장된다.
향후 2단계 사업에서는 추가로 4개 역이 더 개통될 예정이며, 완공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메트로와 시 당국은 이번 노선이 2028년 LA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핵심 수송망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D라인이 LA에서도 가장 인구 밀도가 높고 상업·문화 시설이 집중된 구간을 지나기 때문에 개통 직후부터 상당한 승객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기대감만큼 우려도 크다.
시민들은 여전히 메트로 치안 문제와 노숙자 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은 “새벽 출근길에 폭행이나 흉기 사건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시민들이 차 대신 지하철을 선택한다”며 “역사 안에 노숙자가 쓰러져 있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메트로는 최근 강력범죄와 마약, 노숙자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메트로 측은 새로운 경찰 조직 운영과 앰배서더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안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LA 메트로 스테파니 위긴스 CEO는 “메트로는 시민들을 일자리와 학교, 그리고 서로에게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라며 “철도망이 확장될수록 LA 전체의 연결성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D라인 열차는 매일 오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12시30분까지 운행된다. 대부분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오후 9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는 20분 간격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