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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풀러튼 소재 한인교회 장로들 법정 싸움 … ‘횡령의혹’-‘가짜장로’, 교회내 권력갈등 민낯

재활용 사역 맡은 장로 "횡령범으로 몰렸다" 주장…소장에 드러난 장로들 운영위원회 갈등

2026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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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튼 소재 오렌지 한인교회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오렌지 카운티 풀러튼 소재 한 한인교회에서 장로가 다른 장로를 횡령범으로 몰았다는 명예훼손 소송이 제기되면서 교회 내부 갈등의 실상이 법원 기록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본보가 확보한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기록에 따르면 풀러튼 소재 오렌지한인교회(Orange Korean Church·OKC) A장로는 지난 2024년 1월 같은 교회 B장로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중대 명예훼손(Defamation Per Se), 고의적 정신적 고통 유발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인 A장로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교회 재활용 사역을 담당한 인물이다.

교인들이 기부한 캔과 빈병, 종이류 등을 재활용센터에 가져가 현금으로 교환한 뒤 교회에 전달하는 업무였다.

원고인 A장로는 소장에서 자신이 교회에서 약 40마일 떨어진 곳에 거주하면서도 수년간 자비를 들여 재활용센터를 오갔고, 유류비나 교통비를 교회에 청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재활용품 보관 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개인 비용을 사용했고, 다른 장로들과 함께 사비를 모아 재활용품 분리수거 시설을 설치했으며, 노후된 교회 차량의 등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DMV를 방문하는 등 사실상 봉사 차원을 넘어선 헌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A 장로는 소장에서 B장로가 다른 교회 장로들에게 원고인 A장로가 재활용센터에서 받은 돈을 횡령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B장로가 “A장로가 전임자처럼 매주 현금을 제출하지 않았다”, “현금 대신 수표를 제출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절도범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장로 측은 재활용센터가 모든 수거물에 대해 영수증을 발행하기 때문에 횡령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으며, 자신은 영수증과 함께 해당 금액을 교회 사무직원 D씨에게 제출해 왔다고 소장에서 반박하고 있다.

소장에는 당시 재활용 수익금이 주보를 통해 교인들에게 공개됐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원고는 이러한 의혹 제기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결국 심방세동 진단까지 받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은 횡령 의혹에 그치지 않았다.

소장에는 B장로가 2021년께 A장로가 실제 장로가 아니며 장로 자격을 허위로 주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원고 측은 자신이 오래전 장로 안수를 받았으며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당시 담임목사였던 C목사와 교회 장로들에게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인교회에서 장로의 신분과 자격은 단순한 직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원고 측은 횡령 의혹과 함께 “가짜 장로”라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 자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소장을 읽다 보면 이번 사건의 핵심이 단순히 재활용 사역을 둘러싼 갈등이 아니라는 점도 드러나 있다.

원고 측은 자신이 2024년 교회 운영위원회(Acting Board) 장로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하자 과거 재활용 사역 문제와 장로 자격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고 주장한다.

당시 담임목사였던 C목사는 외부 교회에서 안수받은 장로들도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를 추진했고, A장로 역시 운영위원 후보로 검토됐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자신에 대한 횡령 의혹과 자격 논란이 결국 운영위원회 진입을 막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소장에서 주장하고 있다.

또 소장에는 C목사가 2023년 11월 사임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원고 측은 B장로가 C목사의 교회 운영과 변화 시도를 지속적으로 방해했고 이것이 사임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판단된 내용은 아니다.

이번 소송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부분은 소장 상당 부분이 교회 운영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원고 A 장로는 교회 운영위원회가 원래 담임목사와 6명의 장로로 구성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소수 장로들이 번갈아 운영위원을 맡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주장한다.

또 외부 교회에서 안수받은 장로들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고, 새로운 장로 충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원고 A 장로가 제출한 소장은 개인 간 명예훼손 분쟁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회 운영권과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 공개된 내용은 모두 원고 A 장로의 일방적 주장이다. 피고 측 입장과 실제 사실관계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증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 소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사건의 출발점과 결말의 간극 때문이다.

갈등의 시작은 재활용 캔과 빈병, 종이상자였다. 재활용 수익금 규모도 수백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장에서 A 장로는 재활용품 갈등 보다는 운영위원회 자리, 지도부 구성, 장로 자격, 교회 권한을 둘러싼 갈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소장 곳곳에 등장하는 운영위원회 구성 문제와 외부 안수 장로 배제 논란, 특정 장로 그룹의 영향력에 대한 주장은 결국 이번 소송이 단순한 명예훼손 사건을 넘어 교회 권력구조를 둘러싼 갈등의 단면임을 보여준다.

더 씁쓸한 것은 소장에 담긴 이 교회의 모습이다.

장로가 장로를 향해 절도범이라고 의심하고, 가짜 장로라고 공격하며, 교회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물론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있다.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의 이름이 선교와 봉사, 신앙의 열매보다 장로들 간 소송 기록 속에서 먼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이 한인 교계에 던지는 가장 씁쓸한 질문이다.

교회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장로의 직분은 섬김의 자리인가, 아니면 지켜야 할 권력의 자리인가.

한인교회는 오랫동안 이민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신앙 공동체이자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담임목사 청빙, 장로 선출, 교회 재산, 운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반복돼 온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소송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다만 소장에 담긴 내용만 놓고 보더라도, 40년 역사의 교회가 선교와 봉사보다 장로들 간의 소송과 의혹 제기로 지역사회에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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