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대 온라인 쇼핑·물류 기업 쿠팡에서 수천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충격이 커진 가운데, 쿠팡의 미국 본사(쿠팡Inc.)를 상대로 미국 내 집단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법인 SJKP가 미국 변호사 중심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델라웨어에 등록된 쿠팡Inc.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단순 국내 소송이 아닌, 미국 본사의 책임을 묻는 국제적 법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사태가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한국에서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가진 독과점 기업이 미국 법인 구조를 통해 책임을 회피해 온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있다. 변호인단은 “한국에서 발생한 유출이라도, 실질적으로 데이터 관리와 결정권을 가진 곳은 미국 본사 쿠팡Inc.”라며 “모기업 책임을 묻는 첫 집단소송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JKP는 미국 피해자뿐 아니라 한국인 피해자도 원고 집단에 포함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손동후 변호사는 “3300만건 유출은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최종 책임기업은 미국 쿠팡Inc.”라며 “데이터 관리 책임이 미국 본사에 있는 만큼 한국인 피해자도 미국 법원에서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이번 유출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소송 움직임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들에는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준비 카페가 다수 개설되었고, 현재까지 누적 회원 수는 약 4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부 카페는 이미 10만 명을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곳도 등장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쿠팡 이용자 14명이 참여한 첫 손해배상 청구 소장이 접수되었고, 1인당 위자료로 20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정식 집단소송 대상이 아니어서, 제도적 한계로 인해 실질 보상이나 집단적 구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미국 본사 상대 집단소송 검토는 단순한 손해배상을 넘어, 쿠팡의 지배구조와 책임 소재를 국제 무대에서 심판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쿠팡은 한국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임에도 미국 상장 및 미국 본사 구조를 통해 법적 책임을 분산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 법정에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소송이 향후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법무법인 대륜은 이미 한국 내 피해자 모집에 나섰으며, 미국 소송이 본격화될 경우 SJKP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상목 기자>
관련기사 쿠팡 대참사에 집단소송 폭발…이틀 만에 48만명 결집
관련기사 쿠팡, 미국서 또 피소 …기업사기 및 자산낭비 혐의 주주 파생소송
관련기사 미 법원, 쿠팡 IPO 사기소송 기각 … 한인 투자자 등 주주 패소, 의혹은 해소못해
관련기사 쿠팡, 미국서 내부고발자 보복해고 소송 당해 … 기각 시도 실패, 법원 “SOX법 보호 적용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