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자화상 ‘디에고와 나’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490만달러에 낙찰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라틴 아메리카 예술작품 사상 최고가다.
이 그림은 프리다 칼로가 1949년 완성한 마지막 자화상으로, 남편이자 저명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불륜으로 인한 고통을 담아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디에고와 나’는 제목처럼 칼로의 얼굴 위에 남편 리베라의 얼굴이 들어간 초현실주의적 그림이다. 칼로는 자신의 얼굴 이마에 눈이 세 개인 디에고를 그려 넣어, 여성 편력이 있는 리베라와 결혼해 고통받던 자신을 표현했다.
칼로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1926년부터 만성적 고통을 예술로 표현했으며, 작품활동 말년에는 그 고통이 극에 달해 화풍에도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1980년대 그의 자화상 한 점이 8만5000달러에 낙찰된 이래로 거래가가 계속 치솟는 중이다.
소더비 관계자에 따르면 작품의 구매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박물관의 설립자 에두아르도 코스탄티니다. 박물관 전시용이 아닌 개인 소장용으로 작품을 샀다고 한다. 판매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라틴 아메리카 예술작품 종전 최고 경매가는 976만달러로, 공교롭게도 이 자화상에 나타난 남편 리베라의 작품 ‘경쟁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