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인 은행들과 한인 기업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및 보복인사 소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LA에 본사를 둔 한미은행을 상대로 유사한 내용의 소송이 제기돼 한인 기업들의 조직 문화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본보가 최근 입수한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문서에 따르면, 한미은행에 재직한 한인 여성 P씨가 지난해 7월 17일 한미은행과 상급관리자 L씨(SVP), N씨(FVP), Y씨(VP) 등 3명을 상대로 성희롱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3년 5월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한미은행에 입사한 P씨는 근무기간 내내 상사들로부터 만연한 성희롱에 노출되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P씨는 특히, 회식 자리와 노래방 등에서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소장에서 적시했다.
소장 내용에 따르면, P씨의 상사 Y씨는 회식 자리에서 P씨의 신체부위를 특정 연예인과 비교하는 발언을 했으며, 노래방에서는 어깨와 팔을 강제로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 원고 P씨의 주장이다. 또한 L씨는 원고의 동의 없이 얼굴과 목을 만졌으며, N씨는 자신의 노골적인 성적 경험을 이야기하며 원고에게 수치심을 주는 질문을 던졌다고 P씨는 소장에서 밝히고 있다.
“술 안 마시면 팀원 아냐” 강요된 회식 문화
원고 측은 이러한 회식 문화가 사실상 업무의 연장선으로 강요되었다는 주장도 소장에서 제기했다. 소장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팀의 일원이 아니라는 식의 압박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한인 기업 특유의 구태의연한 회식 문화가 여전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P씨는 한 상사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며 지속적으로 식사나 교제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직장 내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고도 주장했다.
“인사부 신고 후 ‘보복 인사’” ..”가해자는 승진”
P씨는 소장에서 지난 2025년 3월 3일 은행 인사부(HR)에 성희롱 피해를 정식으로 서면 신고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소장에서 밝힌 P씨의 주장 따르면 은행 측은 이 신고를 접수한 후 내부 조사를 시작했으나, 피해자인 자신이 오히려 이때부터 조직적인 보복을 당했다는 것이 P씨의 주장이다.
P씨는 신고 이후 팀 내 점심 식사나 주요 회의에서 제외(Ostracization)되었으며, 기존에 논의되던 경력 개발 및 승진 기회가 중단된 채 경험이 없는 부서로 전보되는 등 사실상의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P씨는 “은행 내부 조사에서 성희롱 사실이 일부 소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측은 2025년 6월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을 모두 승진시켰다”고 주장하며 은행 측의 부적절한 사후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거법(FEHA) 위반에 따른 성차별, 적대적 근무환경 조성, 보복 인사, 관리 감독 책임, 정신적 피해 등 총 11개 법적 청구 내용을 담고 있다. 원고 측은 이번 사건으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배심원 재판을 요구한 상태다.
다만, 이번 소송의 내용은 아직 법원에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원고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한미은행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소장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향후 법정 공방을 통해 진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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