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는 그(푸틴)가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한다(I am convinced he’s made the decision)”라며 “우리는 이를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실제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관해서는 확실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침공 결정’이라는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리라고 확신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침공을 확신한 이유에 관해서는 “나는 상당한 정보 역량을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이른바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 operation)’을 실행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며칠 동안 러시아가 지원하는 전투원들에 의한 휴전 위반 보고가 상당히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와 돈바스를 도발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우크라이나 유치원 포격을 예로 들었다. 러시아가 이를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허위 주장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의 허위 정보 활동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러시아 병력이 향후 며칠,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 계획하고 있다는 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라며 “그들은 280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의 도시인 수도 키예프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침공) 계획을 추진한다면 재앙적이고 불필요한 선택의 전쟁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모든 영역을 보호할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침공 확신’ 발언은 다음 주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 담판이 예고된 직후 나와 더욱 주목된다. 이에 취재진 사이에서는 외교가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졌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실제로 침공을) 할 때까지는 외교는 언제나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여전히 외교를 선택할 수 있다”라며 “긴장을 완화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다음 주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담판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담판 전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취한다면 외교의 문이 닫혔다는 의미가 되리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택할 경우 “비싼 값을 치를 것”이라며 동맹·파트너국가의 제재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분노에 직면하리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쟁과 전쟁이 가져올 모든 고통, 또는 모두에게 더욱 안전한 미래를 만들 외교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서양 연안 국가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해 통화했다. 통화에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도부를 비롯해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영국 정상이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라며 “나는 통화를 통해 빠르게 고조하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해 우리가 아는 것을 모두 공유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