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집권시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예고했다.
정권 교체 열망을 등에 업고 승리한 만큼 정부 조직에 대대적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청와대 권력의 분산, 부처 책임 강화 등을 강조해왔다. 이에따라 청와대와 정부 부처 간 관계를 재설정하고 이에 따른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뒷받침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정부 구상은 대통령제 권력 분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는 ‘해체’ 수준으로 청와대를 슬림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 궁궐의 축소판이며, 기존의 대통령실은 부처위에 군림하며 국가적 위기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미래 준비에 소홀하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실 개혁 구상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실을 ‘정예화한 참모’와 ‘분야별 민관합동 위원회’로 개편한다. 국정은 민관합동위원회가 중심이 되고 대통령 참모들은 이를 서포트하는 역할에 그치게 해 ‘청와대 정부’와 결별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에 있던 수석비서관, 민정수석실, 제2부속실은 폐지한다. 이렇게 되면 인원이 30% 이상 감축되는 슬림화된 전략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관합동위원회는 정치인에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공무원, 민간 최고 인재, 해외 교포, 경륜있는 중장년층, 젊은 인재 등 누구나 실려간 있으면 국정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경내에서 집무는 관저 거주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고 비서실과 분야별 민관합동 위원회도 함께 설치한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역사관이나 시민공원으로 활용한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과 대통령실 개편은 임기 시작 전, 즉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청와대 해체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는 경호 문제가 따르는 만큼 추후 인수위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국무총리와 장관의 책임성을 강화해 책임성을 강화, 각 분야 최고 인재들과 소통하고 정부는 정부만이 할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체계로 변모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정조직은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축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각 부처 업무를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는 물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정부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직속으로 민관과학기술위원회(연구자, 개발자, 기업현장 전문가, 과학기술 행정가로 구성)를 신설하는 한편, 정책 제도 입안시 국민수요 조사와 각종 기초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적용 대상 부처는 데이터가 집중돼 있는 기재부, 과기부, 산업자원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의 부처개편안 중에 현실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다.
그는 후보 시절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아동, 사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며 여가부 폐지를 대표 공약을 내걸었다.
통일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준석 대표 등이 주장한 바 있어 정부조직 개편안에 포함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거쳐 출범한 만큼 향후 정부조직은 당선인의 공약을 기반으로 하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인수위 공동 운영 과정에서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통합정부’ 출범에 합의한 만큼 안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자신의 공약을 최대한 반영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고, 안 후보가 차기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조직의 방향 수정은 불가피해서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에 총리를 맡겨 개각 등 공동정부 조직 구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안 후보가 과학정책을 중시해왔고, 윤 당선인이 단일화 전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관련해 안 대표의 역할론을 거론한 바 있어 과기부장관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급이 맞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