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12년 만에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인 득점왕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이란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A매치 97번째 경기에서 터진 31번째 득점이다.
대표팀은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이란을 더욱더 거세게 몰아붙였고, 후반 18분 김영권(울산)의 추가골로 2-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이 이란을 꺾은 2011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또 이날 승리로 최종예선 무패(7승2무·승점 23)를 달린 한국은 이란(승점 22)을 따돌리고 A조 1위가 됐다.
벤투호가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결사’ 손흥민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와 6차전 원정 경기(한국 3-0 승)에서 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이란전에서도 골맛을 보며 최종예선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이란전 연속 득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선제골을 넣어 1-1 무승부에 기여했던 손흥민은 이란과의 리턴매치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 선수가 이란을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건 2009년 박지성 이후 13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최종예선에서만 4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메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와 함께 아시아 최종예선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중 타레미와 우레이는 각각 코로나19 확진과 부진으로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득점을 추가할 수 없다.
사실상 최종예선 득점왕 경쟁이 손흥민과 이토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손흥민이 UAE전에서 득점포를 이어갈 경우 아시아 최고 골잡이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오는 29일 UAE와 원정 경기를 치르고, 일본은 홈에서 베트남과 붙는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박지성과 이근호(대구)가 나란히 3골로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 등과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바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이근호가 공동 2위(3골)에 올랐고,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때는 구자철(제주), 기성용(서울)이 각각 2골로 공동 14위에 그쳤다.
손흥민이 이번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득점 경쟁을 1위로 마치면 박지성, 이근호 이후 12년 만에 한국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하게 된다.
UAE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면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순위에서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득점으로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단독 6위(31골)에 올라 있다.
공동 4위인 이동국, 김재한(이상 33골)과는 2골 차이다. 최다 득점 1위(58골)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