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풀기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진짜 승부다.
시범경기로 예열을 마친 프로야구는 지난 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144경기 대장정에 돌입했다.
컨디션 조절을 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던 시범경기는 잊어도 좋다. 본 게임에 돌입하자 우려를 샀던 이들이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내내 부진했던 케빈 크론(SSG 랜더스)은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크론은 시범경기서 타율 0.176(34타수 6안타)에 그쳤다. 홈런 2개를 쳤지만 볼넷 3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 9개를 당하는 등 신뢰를 주지못했다.
그러나 2일 NC 다이노스와 개막전부터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튿날엔 시즌 첫 홈런까지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82(33타수 6안타)로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도 시즌 출발이 나쁘지 않다.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고, 볼넷은 3개를 골라내 선구안까지 증명했다. 삼진은 1개만 당했다.
시범경기 동안 우려를 샀던 팀 중 하나인 두산 베어스도 개막 2연승으로 정규시즌을 기분 좋게 열었다.
두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만 거두고 8패(3무)를 당하며 고전했다. 매년 내부 프리에이전트(FA)가 빠져나가며 전력 약화에 대한 지적을 받아온 두산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단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두산은 한화 이글스와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승리로 시즌 시작을 알렸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부상을 당했던 ‘거포’ 양석환도 개막전부터 홈런을 신고했고, 4번 타자 김재환도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토종 에이스 최원준도 6이닝 무실점 쾌투로 첫 단추를 잘 뀄다.
모두가 반등에 성공한 건 아니다. 오히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정규시즌에서 집중 견제 속 어려움을 겪는 선수도 있다.
시범경기 타율 1위(0.432)로 돌풍을 일으켰던 ‘루키’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LG 트윈스와 개막 2연전에서 9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올해 12차례 시범경기에 나섰던 김도영이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던 건 단 1경기뿐이다. 그만큼 시범경기와는 다른 정규시즌의 부담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