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인 관광객 가족이 이스라엘에서 불발 포탄을 기념품으로 가져오려다 공항에서 적발돼 공항이 아수라장 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밤 한 미국인 관광객 가족은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불발탄을 꺼냈다.
이들은 골란고원을 여행하던 중 불발탄을 발견해 가져왔다. 비행기 탑승 전 수하물 위탁 과정에서 배낭에 넣어뒀던 불발탄을 꺼내 보안 검색 요원에게 “캐리어에 넣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보안요원은 놀라 “포탄 주변에서 물러나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다른 승객은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외쳤다. 직원들은 경보를 울리며 승객들에게 대피하라고 말했다.
테러 공격으로 오해한 승객들이 혼란에 빠지면서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는 수십 명이 탑승 수속 구역을 향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리거나 바닥에 눕는 승객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승객 1명이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위로 탈출하려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스라엘 출신 승객 우리(32)는 “체크인 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반경 5m 내 사람들이 짐을 놓고 도망치기 시작했다”며 “누군가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체크인 카운터 쪽으로 달려갔고, 컨베이어 벨트에 걸려 넘어졌다”며 “6m 거리를 날았다”고 말했다.
이후 포탄은 안전하게 수거됐고, 소동을 일으킨 미국 가족은 공항 당국에서 검문받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에서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점령했으며, 6년 뒤 골란고원에서 아랍-이스라엘 전쟁이 한 차례 더 발생했다. 불발탄이 있던 지역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