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2일 당내 성비위 혐의로 박완주 의원(3선. 충남 천안을)을 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수는 167명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신현영 대변인은 전했다.
신 대변인은 “사유는 당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해 당차원에서 처리한 것”이라며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관련 건에 대해 강력하게 (후속 조치가) 진행되도록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차원 징계는 사실상 의원직 제명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송구하다”며 “앞으로 우리 당은 피해자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발생하는 성비위 사건에 대해 민주당은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직원에 대한 성추행이 있었다는 신고가 올해 4월 말께 접수돼 최근까지 당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신 대변인은 “해당 건에 대해 당사자와 조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리감찰단 조사를 통해 오늘 비대위에서(제명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규는 비상대책위원장(당대표)에게 긴급한 사항의 경우 지도부 회의 의결을 통해 ‘비상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박 의원을 제명한 것은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성비위 문제 대처를 질질 끌 경우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다는 한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사망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때 미흡한 대처로 공분을 샀던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침 긴급 회의가 소집될 때까지도 비상대책위원들은 박 의원 성비위 내용이 공유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386 운동권으로 당내 최대 모임인’더좋은미래’ 소속인 박 의원은 직전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대선 때 정책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옛 안희정계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박완주 의원을 성 비위 혐의로 제명한 데 대해 “‘박원순·오거돈 성범죄 사건’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 이제 불과 1년 남짓 지났지만, 민주당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권력형 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피해자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당내 제명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수사기관 의뢰 등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추가 조치를 민주당에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당내 성비위’ 혐의로 박 의원을 제명 결정하고 국회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