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주제곡으로 유명한 그리스 출신 세계적 음악가 반젤리스가 타계했다. 향년 79세.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반젤리스 대리인들은 반젤리스가 프랑스 한 병원에 지병으로 입원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본명 에방겔로스 오디세아스 파파타나시우인 반젤리스는 1943년 출생해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자랐다. 1963년 ‘포밍스’라는 밴드를 결성해 로큰롤, 비틀즈 커버곡 등을 연주했다.
밴드는 3년 뒤인 1966년 해체됐고, 반젤리스는 2년 뒤 파리로 건너가 4인조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를 결성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대표곡 ‘비와 눈물'(Rain and Tears)은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에서 음악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밴드 해산 후 영화계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영화음악을 제작했다. 1980년대 상업적 정점에 올랐으며, 1981년 영화 ‘불의 전차’ 주제곡으로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다. 같은 해 미국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음 해 아카데미 각본상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정치드라마 영화 ‘실종'(Missing) 주제곡에도 참여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영화 ‘블레이드 러너’, 멜 깁슨 출연 ‘바운티호의 반란’ 등 주제곡을 제작했으며,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출연한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사운드트랙 제작과 20001년 미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2001 마스 오디세이’ 공식 음악 제작에도 참여했다.
주요 국제 스포츠 경기 주제곡도 제작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주제곡 ‘축가'(Anthem)와 함께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주제곡도 작곡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타계 소식에 “반젤리스 감독은 전자 음향의 선구자”라며 고인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