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22일 보도했다.
미 증시는 수십년래 가장 오래동안 하락세를 타고 있으며 바닥이 어디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량 매도세가 나온 뒤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일부 있으나 많은 전략가들이 거래량 감소를 들어 지난 1973년부터 1974까지 이어진 하락세가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한다.
역사적으로 큰 하락 사례를 살펴보는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S&P 500지수가 더 하락할 것으로 판단한다.
S&P 500지수는 지난 1월 3일보다 19% 하락해 지난 2020년 3월까지 20% 하락한 것과 근접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올들어 5개월째 이어지는 매도세는 과거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은 하락세 기간보다 이미 더 길어진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한 단계여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자금 긴축이 더 이어지면서 시장에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29년 경기침체 당시 증시는 30% 하락했다.
다만 올해의 매도세가 과거의 침체기와 같은 투자행동 변화를 동반하지는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증시에 많은 투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사는 이달 개인 고객의 자산 가운데 평균 63%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39%에 불과했다.
증시 약세를 판단하는 기준은 과거 하락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VIX변동성지수는 2020년 3월, 2008년 11월, 2011년 8월보다 40 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다.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이다.
투자자들은 아직 크게 하락한 종목의 투자금을 빼지 않고 있다. ARK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는 역대 최악의 수익률을 예고하면서도 올들어 투자금을 14억달러(약 1조7843억원) 늘렸다. 나스닥 100지수와 반도체 주식 상승에 거는 상장지수펀드에 투자된 자금이 올들어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스미드캐피털매니지먼트사 포트폴리오 담당 대표 콜 스미드는 “아직 증시 거품이 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미드 대표는 물가상승 및 저성장을 이겨낼 수 있는 기업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스타벅스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스타벅스 주가는 2008년 이래 역대 최악 수준인 37%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올들어 18% 하락했으며 지난주까지 7주 연속 하락해 2001년 이래 가장 오래 하락했다.
스미드 대표는 “시장이 아직 더 떨어져야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신중한 이유중 하나가 빠른 물가상승이다. Fed는 올들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980년대 이래 가장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Fed가 경기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이사회에 따르면 1980년대 미국은 Fed가 6차례 금리 인상을 지속한 사례중 4차례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현재 Fe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공급망 정체와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물가상승에 대처하고 있다.
로젠버그 리서치사 대표 겸 수석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Fed가 국내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물가상승을 막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Fed가 금리 인상을 완전히 끝내 투자자들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춘 것으로 확신해야 증시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으로 보는 다른 근거도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사 자료에 따르면 1929년 S&P 500 지수는 증시 하락기 동안 평균 36% 하락했다.
스미드 대표는 매도세가 끝난 “매수 적기가 내일 당장 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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