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가 28년만에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학자들이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하고 있다고 15일가디언이 보도했다.
미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회의에서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7월 FOMC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물가목표치 2%를 달성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려면 경기 침체와 실업률 증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위험과 관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걸음”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우리는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다. 우리는 경제를 과열시켰고 약간의 불운을 얻었다”며 “진자는 한 방향으로 너무 멀리 움직이면 반작용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전 총재도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 그들은 뒤처져 왔고 이것을 인정했다”며 “금리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그린 G 스퀘어드 프라이빗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는 “경제적으로 말해 그들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서는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라며 “아직도 경기 침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우습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확정된 뒤 논평을 통해 “우리는 경기 침체를 유도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경제 요인이 연준의 통제를 벗어났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FOMC 후 내년 중반부터 침체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세라 하우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연착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케리 크레이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2023년 경기 침체를 둘러싼 위험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적인 파장도 예상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에 의해 촉발될 경우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고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주요 도구 중 하나로, 기업과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것을 더 비싸게 만든다. CNN은 “사업을 확장하려는 사업주 또는 집을 사려는 경우, 가까운 시일 내 대출받으려는 어떤 경우에도 금리 인상은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