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스폰서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한 신사복 기업 아오키홀딩스(AOKI HD)의 아오키 히로노리(83·체포) 전 회장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이었던 모리 요시로(85) 전 총리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고 산케이 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오키 전 회장은 도쿄지검 특수부의 조사에서 “모리 전 총리에게 현금 200만엔(약 2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아오키 전 회장은 현금을 건넨 것은 모리 전 총리가 조직위 회장이었던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어 검찰은 현금을 건넨 경위와 뇌물의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오키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2차례로 나누어 모리 전 총리에 현금을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으며, 현금을 제공한 취지에 대해서는 “암 치료를 하고 있던 모리 전 총리에 대한 병문안이었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모리 전 총리는 조직위가 발족한 2014년 1월, 대회 조직위 회장에 취임한 뒤 여성 멸시 논란을 일으킨 발언을 한 책임을 지고 2021년 2월에 사임했다. 올림픽 대회 조직위 이사나 회장은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규정에 따라 뇌물을 받을 경우 처벌받는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아오키 전 회장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전 이사인 다카하시 하루유키(78·체포)에게 모리 전 총리와의 회동 장소를 마련하도록 의뢰했고, 실제로 2017년 7월에 모리 전 총리와 만남을 가졌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회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 신사복 업체 AOKI는 2018년 10월 올림픽 조직위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AOKI측은 모리 전 총리와 회동 당시 대화내용을 녹음했으며, 이를 도쿄지검 특수부가 압수해 수사하고 있다.
모리 전 총리는 뇌물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해 “(현금 수령은) 일절 없다”고 답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전했다.
앞서 다카하시 전 이사는 AOKI홀딩스를 스폰서 업체로 선정하기 전 조직위원회 회장이었던 모리 전 총리에게 아오키 히로노리 전 회장을 소개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다카하시 전 이사는 도쿄지검 특수부에 “AOKI홀딩스와 스폰서 계약 체결 전 이 회사의 아오키 전 회장을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이었던 모리 전 총리에게 소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다카하시는 “스폰서 계약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검찰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