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대 수치가 예상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이 6%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N은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미국의 10월 CPI는 전년 대비 8%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9월 기록인 8.2%와 비교해 소폭 둔화한 것이다. 6월 CPI가 9.1%를 기록한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와는 거리가 먼 수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0월에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0년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9월 6.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들은 10월에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둔화되기는 하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만큼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스티븐 주노는 “10월 CPI보고서가 투자자의 걱정을 덜어주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0년대 최고 수치인 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고용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는 것에 당황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내년에 연준이 6%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짐 보글 FHN 파이낸셜 선임 금리 전략가는” 앞으로 4~5개월내 인플레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진정됐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를 6%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기준 금리를 꾸준히 인상해 연초 0%대에서 이달 3.75~4%까지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추가 인상을 거쳐 5~5.25%까지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월 CPI는 전년 대비 7.9% 증가했을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전망치를 지속해서 올렸다. 지난 6월에 연준은 금리 인상에 내년 4% 미만에서 끝날 것이라고 했으나, 9월에는 내년 말 최종금리가 4.5%를 넘을 것이라고 봤다. 11월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은 최종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슈와브 자산운용의 브렛 원더는 “금리 전망 5%가 4%를 대체했다”며 앞으로 6%가 새로운 전망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를 6%까지 올리면 실업률 상승과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던 트러스트의 모튼 올슨은 미국 연준이 금리를 6.5%나 그 이상으로 인상할 가능성은 20% 정도”라며 “이 경우 미국 경제 성장률이 1년 반 동안 매 분기마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