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가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되면 상당한 규모의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히는 가운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FX스트리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면서 “지속가능한 기반 위에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달성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려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필요한 조건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상당한 크기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테이블 위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가 제한적인 수준으로 올리고 한동안 그 수준에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위험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언제 절정에 이를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보먼 이사의 발언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인사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금리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의사록 내용과 일치한다.
공개된 의사록에서 대다수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있어 너무 적은 조치를 취했을 때의 비용이 너무 많은 조치를 취했을 때의 비용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경제가 갑자기 하강하고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을 멈추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징후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를 경기 침체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위원장은 지난 10일 EU 대사 초청 행사에서 “모두가 연준을 따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국 통화가 평가절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뛰고 있으며, 이것은 전 세계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보렐 위원장의 발언이 조심성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EU 역시 다른 나라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지배구조 모델과 기준을 수출하려 했던 과오가 있다’는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