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항구에 배치된 중국제 화물 크레인에서 통신 장비가 발견돼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WSJ은 미국 의회 보고서와 의회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미국 전역의 항구 내에서 사용되는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진화중공업(ZPMC)에 통신 장비들이 탑재돼 있었다.
신문은 이들 장비가 정상적인 작동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발견된 통신 장비 중에는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는 셀룰러 모뎀(무선 모뎀) 등도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 항구에서 사용중인 크레인에서는 12개 이상의 셀룰러 모뎀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일부 모뎀이 크레인 작동 부품에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크레인 유지·보수 등을 위해 모뎀이 설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ZPMC제 크레인을 사용하는 항구들은 이런 기능을 요구한 바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항구들이 요구하지 않은 통신 장비들이 장착된 것이다.
중국의 해상 안보 위협을 조사해 온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공화당·테네시)은 “중국 정부는 해양 분야를 포함해 미국의 중요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파헤쳐 가치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취약성을 악용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위협을 너무 오랫동안 간과해 왔다”고 우려했다.
ZPMC는 WSJ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완전 편집증”이라고 비판했다. “(미중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협력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국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ZPMC 크레인에 대한 우려는 수년간 계속 제기돼왔다. WSJ은 2021년 미 당국이 볼티모어 항구로 크레인을 수송하던 선박에서 정보 수집 장비를 발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항구에서 사용되는 크레인 가운데 중국제는 80%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행정부는 외국제 크레인을 미국제로 교체하기 위해 앞으로 5년 간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미쓰이의 미국 자회사의 크레인 제조 등을 지원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