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항구가 지난달 급격한 물동량 감소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가장 부진한 5월 실적을 나타냈다고 항만 당국이 밝혔다. 이로써 10개월 연속 이어지던 전년 대비 물동량 증가세도 마침표를 찍었다.
LA 항만 당국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처리된 컨테이너는 총 71만 6,61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줄었고 4월 대비로는 무려 19% 감소했다.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다양한 수입품에 부과한 새로운 관세로 인한 무역 불확실성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진 세로카 LA 항만청장은 금요일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무역 협정이 조속히 체결되지 않는 한, 연말 성수기에는 물가 상승과 제품 선택 폭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관세 정책이 소비자, 기업, 노동자 모두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수입은 전년 대비 9% 줄어든 35만 6,000개 미만을 기록했고, 수출은 12만 개 수준으로 5% 감소했다. 반면 빈 컨테이너 물동량은 24만 개를 넘기며 지난해보다 2% 증가했다.
이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총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한 상태다.
LA 항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입 관문 중 하나로, 서반구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2024년 기준으로 이 항만은 1,03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3,33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량을 기록했다. 항만 생산성의 하락은 미국 전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예일대학교 산하 예산 연구소(The Budget Lab) 경제학 책임자인 어니 테데스키도 함께 참석해 관세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관세는 평균 물가를 1.5% 상승시키고, 가구당 연간 약 2,500달러의 구매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저소득층 가구일수록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은 1977년 제정된 긴급 권한 법에 따라 시행되며, 사실상 대부분의 국가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일부 국가는 특히 집중적인 관세 대상이다.
한편 최근 연방 항소법원은 행정부가 진행 중인 법적 소송과 별개로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이날 LA 항만의 언론 브리핑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볼 수 있다.
<박성철 기자>
https://ktla.com/news/california/tariffs-drag-port-of-los-angeles-to-lowest-monthly-volume-since-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