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17일(현지 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연준은 정책 수행 방식에 있어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연준에 있는 인사들은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모습은 매우 큰 결점”이라며 “이들은 과거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실책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파월 의장을 해임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연준 내 체제 변화는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시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파월 의장 해임론에 다시 불을 지핀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너무 늦은 사람((Mr. Too Late)’이라고 부르며 기준 금리를 3%p(포인트) 낮춘 1% 수준까지 인하하라고 압박해 왔다.
워시는 연준과 재무부 간 정책 공조를 위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연준은 양적 긴축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이 만기 도래했을 때, 기존처럼 다시 사들이는 대신 그대로 상환받아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점차 축소하는 조치다.
그는 “국가 부채가 급증한 지금, 1951년처럼 재무부와 연준이 협력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지금의 정책은 균형을 잃었다. 금리 인하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즉, 금리 인하를 통해 재무부는 국가 부채를 관리하고,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시 외에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근접해 있고, 상방 위험도 제한적인 만큼 노동시장이 본격적으로 악화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이달 기준 금리를 0.25%p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 강화로 이어지기보다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본다. 반면 노동시장은 크게 악화한 데다 미국 경제 성장률도 둔화해 빠른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월러 이사는 현재 고용 상황을 두고 “거의 멈춰 선 상태이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각종 지표를 보면 지금의 노동시장은 절벽 가장 자리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시기를 9월이나 그 이후로 미루는 것은 적절한 정책 타이밍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달 29~30일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4.25~4.5%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연준 내 대부분 정책 결정자들은 금리를 동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여파로 소비자물가가 더 뚜렷하게 오르기 시작했다며 당장 금리를 내릴 필요성은 낮다고 본다.
K-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