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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이 낸다”던 트럼프 관세 비용, 96%는 미국이 부담

2026년 0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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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비용 대부분을 미국인이 부담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최근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새로운 관세 위협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싱크탱크인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총 4조 달러 규모의 화물 운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 수출업체들은 지난해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를 거의 하지 않아 관세 부담의 약 4%만 떠안았다. 나머지 96%는 미국 수입업체의 비용 증가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미국 내에서 흡수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재정 수입 확대와 외교 정책 수단으로 도입한 관세가 외국에 의해 지불될 것이라고 반복 주장해온 내용과 배치된다. 이러한 주장은 대통령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외국 정부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압박 수단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와 완만한 물가 상승을 기록한 반면,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은 부진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힘을 얻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킬 연구소 연구는 관세의 영향이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놓은 것으로, 예일대 예산연구소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경제학자들이 최근 내놓은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이들 역시 관세 비용 가운데 외국 생산자가 부담하는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킬 연구소는 관세가 무역 물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높은 관세에 직면한 인도 수출업체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유럽연합(EU)·캐나다·호주와 비교해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을 18~2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관세는 외국 생산자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미국인에 대한 소비세로 작동했다”고 결론지었다.

공동 저자인 독일 빌레펠트대의 경제학자 율리안 힌츠 교수는 “관세라는 형태로 외국이 미국에 부를 이전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추가로 걷힌 2000억 달러의 미국 관세 수입은 거의 전적으로 미국인들이 지불한 것”이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WSJ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에 ‘관세 인상 위협’을 지렛대로 그린란드 병합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그의 통상 정책이 미칠 경제적 영향은 다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은 0.2~0.5%P(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

다만 관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시간이 지나며 달라질 수 있다. 힌츠 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대체 공급처를 찾게 되면, 해외 수출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더 많이 떠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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