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의 이유로 ‘인공지능(AI)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용 시장에 거센 한파를 몰고 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의 BBC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IT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며 그 원인으로 AI 기술 발전을 지목했다. 과거 ‘과잉 고용’이나 ‘관리 층 축소’를 언급하던 경영진들이 이제는 “AI 덕분에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감원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2026년은 AI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극적으로 바꾸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주에만 700명을 해고하는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블록(Block)을 이끄는 잭 도시는 한술 더 떠 전체 인력의 절반 가까이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며 “지능형 도구가 기업 운영의 정의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고소득 전문직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컴퓨터 엔지니어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기술 투자자 테런스 로한은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코드의 25%에서 75%를 AI가 생성하고 있다”며 “AI 도구의 등장이 화이트칼라 직군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는 또 다른 이유는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 때문이다. 아마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기업이 내년 한 해 동안 AI 분야에 투입할 자금은 총 6500억 달러(약 870조 원)에 달한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지출 항목인 인건비를 깎아 이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아마존은 내년 AI 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달러를 쓸 계획이며, 동시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글 역시 투자자들에게 “조직 내 자본을 확보할수록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의 바퀴를 더 빨리 돌릴 수 있다”며 감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고 풀이한다. 컨설팅업체 베인의 앤 회커 파트너는 “감원이 전체 AI 투자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을지 모르지만, 경영진이 방만한 운영을 하지 않고 규율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