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에 눈물로 항의는 영상을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셀레나 고메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울면서 항의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를 위해 956명을 체포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억2200명이 넘는 고메즈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내 사람들 모두 공격받고 있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눈물을 닦으며 “내가 뭔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는 “미안하다”는 문구와 멕시코 국기 이모지가 달렸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직후 고메즈는 논란이 커지자 영상을 삭제했다. 이후 “타인을 향한 공감을 표현하는 게 잘못된 일인가”라며 대응했으나 이내 게시글을 내렸다.
고메즈의 영상이 확산되자 보수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으로 지내고 현재 백악관 ‘국경 차르(Border Czar)’로 활동 중인 톰 호먼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펜타닐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며 미국에서 25만명이 사망했다”며 “그들에 대한 눈물은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보수 정치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인 찰리 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국인인 고메즈가 왜 동료 미국인이 아닌 불법 이민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 정치인 새뮤얼 파커는 엑스(X)에서 고메즈의 조부모를 “불법 체류자”라 지칭하며 “고메즈도 추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근무한 CNN 정치 논평가 애슐리 앨리슨은 “이 문제는 극도로 감정적인 사안”이라며 “감정적으로 분노한 셀레나 고메즈를 폄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메즈는 조부모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과거 조부모가 트럭 뒤에 숨어 국경을 넘어왔으며,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 내 이주민 가정의 삶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리빙 언도큐먼티드’ 제작에 참여하는 등 이민자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