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받은 제작비 수천만달러를 가상화폐 투자 등 개인 용도로 돈을 탕진한 할리우드 감독이 형사 법정에 서게 됐다.
21일 뉴욕남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8일 LA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칼 에릭 린시(47) 감독을 체포해 사기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린시 감독은 TV 시리즈 제작을 명목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에서 수백만달러를 투자받았으나, 이 돈을 촬영에 사용하지 않고 투기성 옵션과 가상화폐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계약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레슬리 백스키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칼 린시는 약속된 TV 시리즈를 완성하는 대신, 사치품 구매와 개인적인 투자에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유명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자금에서 1100만 달러 이상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47 로닌'(2013)으로 명성을 얻은 린시 감독은 ‘화이트 호스'(White Horse)라는 제목의 SF TV 시리즈 각본을 일부 완성해 2018년 넷플릭스와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당시 제작비로 약 4400만 달러를 린시 감독 측에 지급했으나 린시 감독은 비용이 부족해 완성할 수 없다며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1100만달러를 더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시 감독은 이 돈을 위험한 콜·풋옵션 등 유가증권 매수에 사용했고,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100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사용했다.
또 이후에도 남은 돈을 가상자산 투자와 이혼소송 비용, 고급 호텔 숙박비, 명품 자동차·시계 구매 등에 사용했고 결국 넷플릭스 시리즈는 완성되지 않았다.
검찰은 린시 감독이 전신 사기 혐의로 최대 20년, 자금 세탁 혐의로 최대 20년, 그외 나머지 5개 혐의로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