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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유가 자극?…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카드 꺼낸 이유는

이란 자금줄 차단 노렸지만, 하루 170만 배럴 공급 충격 불가피

2026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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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출처: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 결렬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 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란의 해협 통제에 맞불을 놓아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CNN,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를 더 끌어올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쟁 종식을 위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즉시 발효로, 세계 최장의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이란에 해협 재개방을 요구해온 기존 입장에서 나아가, 미국이 직접 해상로를 통제해 이란의 자금줄을 완전히 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이후 이란은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면서도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받고 일부 유조선의 통과를 허용해 왔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3월까지 하루 평균 18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전쟁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는 이전 3개월보다 약 10만 배럴 증가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해협 봉쇄에 신중했던 이유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실제로 미 해군은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란 유조선의 통행을 묵인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해상에 계류 중인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하는 한시적 면허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은 수십 년간 이란산 원유에 제재를 가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원유 수출을 차단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제재 완화로 약 1억4000만 배럴의 원유가 시장에 풀렸는데, 이는 전 세계 하루 반 정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이 조치로 이란이 전쟁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실상 원유 판매를 허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이란은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보다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판매해 상당한 이익을 거뒀다.

RBC 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도 공급 차질 장기화를 감수하면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로’ 목표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봉쇄 예고 직후 국제 유가는 즉각 반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7.93% 오른 배럴당 104.23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6월물은 6.84% 상승한 배럴당 101.71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수행과 유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과 러시아산 원유 제재 일부 해제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왔다. 그러나 이번 해상 봉쇄 선언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실제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뤄질 경우 이란산 원유의 시장 유입이 차단돼 하루 150만~170만 배럴의 수출이 추가로 중단될 수 있다. 에너지·산업 전문 헤지펀드 갈로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클 알파로는 “해협 봉쇄는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해 유가 상승 압력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복잡한 불확실성을 키워 리스크 재평가를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에너지 공급 충격은 글로벌 성장을 억누르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완만하고 일시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경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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