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고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백악관과 의회의 새로운 권력 투쟁이 시작됐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에 장악했던 권력 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민주당의 승리 규모다. 로이터통신과 CBS뉴스의 선거 결과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 100석 가운데 최소 54석을 확보했다. 선거 이전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친민주당 무소속이 47석을 차지했던 구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과반 기준인 218석을 훌쩍 넘어섰다. CBS뉴스는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251~268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선거구의 개표가 남아 있지만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다는 사실은 확정됐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 무너졌다. 민주당은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등 7개 주에서 공화당의 상원 의석을 빼앗았다. 텍사스에서는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고, 캔자스에서는 94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로이터통신은 7일 민주당의 압승 배경을 분석하면서 생활비 상승과 관세정책,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의료보험료 부담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물가와 의료비 등 유권자의 경제적 고통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공화당 지지 지역까지 파고들었다.
선거 결과가 만들어낸 권력 구도는 명확하다.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유지하지만 2027년 1월부터 상원과 하원은 모두 민주당이 통제한다. 대통령이 주요 법안을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민주당은 법안과 예산 심의를 통해 백악관의 정책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상원의 인준권을 잃은 것은 트럼프에게 중대한 제약이다. 장관과 연방 법관, 대사 등 주요 인사를 임명할 때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해진다. 하원에서는 행정부의 정책 결정과 예산 집행에 대한 청문회와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
민주당이 조사권을 활용해 이민 단속과 관세정책, 이란전쟁, 행정부의 권한 행사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경우 백악관과 의회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트럼프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거 참패 이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강경 이민정책의 설계자인 스티븐 밀러를 신임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민주당과의 협상보다 행정권을 활용한 강경 대응에 무게를 두는 인사로 해석된다.
다만 의회 권력 상실이 곧 대통령 권한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에게는 여전히 행정명령과 법안 거부권이 있다.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
탄핵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하원 과반을 이용해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 있지만, 대통령을 실제 파면하려면 상원 출석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 구도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의 상당한 동참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이번 선거로 형성된 것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권력 장악이 아니라 대통령과 의회가 서로를 견제하는 분점정부다. 트럼프는 입법과 인사에서 제약을 받게 됐고, 민주당 역시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지만 그의 권력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백악관의 행정권과 민주당 의회의 입법·감독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새로운 정치적 대결의 출발점이 됐다.
공화당의 의회 장악 체제는 끝났다. 그러나 트럼프의 남은 2년을 결정할 권력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