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이야기다.
넷플릭스가 20일 공개한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글로벌 흥행 몰이에 돌입했다. 미국·프랑스·독일·스위스 등 서구권은 물론 베트남·태국·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도 뜨거운 반응이다.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사흘 만에 26개국에서 넷플릭스 전체 시청 순위 1위에 올랐고, 93개국 ‘톱10’에 진입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K팝 슈퍼스타 걸그룹 ‘헌트릭스’가 알고 보니 인간계를 악령으로부터 지키는 데몬 헌터(악령 사냥꾼)였고, 저승사자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와 무대를 건 싸움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얼핏 유치하지만 이를 감싸는 작화·음악·문화 코드가 정교하다.
미국 애니메이션이지만 감독은 한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 한국어 대사도 섞여 있고, 한국 배우 이병헌이 마왕 ‘귀마’ 역, 안효섭이 사자보이즈 리더 ‘준우’ 역으로 더빙에 참여했다. 음악은 YG 출신 테디가 프로듀싱했고, 트와이스와 멜로망스가 직접 노래했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의 비평가 점수는 94%, 일반 시청자 점수는 95%. 시청자 100명 중 94~95명이 만족했다는 뜻이다.
K팝과 함께 주목받는 건 한국 문화의 디테일이다.
속상한 일 겪고 국밥 먹기, 목 아플 땐 한의원, 수저 아래 휴지 한 장, 콘서트장 손팻말에 한국어 이름. 심지어 일월오봉도 같은 민화, 도깨비, 저승사자, 호랑이 귀신까지 빠짐없이 등장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기획력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K팝을 소재로 했지만 전형적인 아이돌 성장기나 음악 영화가 아니다. 오컬트 장르와 뮤지컬을 섞은 장르 융합이 신선했다”며 “세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전통과 트렌드를 결합한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라며 “‘훌륭한 이야기에는 국경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전통과 K팝이 한 데 섞인 ‘괴상한’ 애니메이션. 하지만 세계는 지금 이 괴상한 이야기에 열광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