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이웨이가 공유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벽 근처를 서성이던 남성이 작품 쪽으로 다가가더니 손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이후 부서진 파편 조각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려 보였고, 주변에 있던 보안요원들에게 결박당했다.
남성이 훼손한 작품은 대형 청백색 ‘포르셀린 큐브’다. 이 큐브는 도자기로 정육각형 모양 모서리를 만든 것으로, 높이 1.2m, 무게 100㎏에 달한다. 약 30만 유로(약 4억4500만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회 큐레이터 아르투로 갈란시노는 이에 대해 “무모하고 무분별한 행동”이라며 “‘포르셀린 큐브’에 대한 파괴 행위는 전시된 여러 작품이 파괴라는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작품을 공격해 미술계에서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알몸으로 동상 위에 올라가 체포되는가 하면, 2018년에는 다른 작품을 훼손한 뒤 “내 예술을 위해 그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갈란시노는 “예술가, 작품, 기념물, 기관을 훼손해 관심을 끄려는 상습적인 문제아”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경비원들에게 제지당한 범인은 이후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이 무단으로 전시회장에 들어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가 어떻게 비공개 행사에 접근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훼손된 작품은 천으로 덮어 치운 상태다. 아이웨이웨이는 “교체하더라도 원본의 가치를 회복할 수 없다”며 전시 동안 작품의 자리를 비워 두기로 했다.
망가진 작품은 실물 크기의 인쇄물과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패널로 대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