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버지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새엄마의 강요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초등학생 여아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년 전 두 딸을 키우던 한 40대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됐다. 두 딸 가운데 큰 딸은 아버지와, 작은 딸은 어머니와 살기로 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이 심해지는 남편 때문에 아내는 두 아이를 모두 데려가 키우려고 했지만 남편이 큰딸을 원했다고 한다. 큰 딸도 “아빠에겐 나밖에 없어. 내가 가야 돼”라고 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와 살게 된 큰 딸은 일상적인 체벌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 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아버지는 당시 9살이던 딸을 거실에 눕힌 뒤 성폭행하기까지 했다. 이런 성폭행은 자택은 물론 친척 집에서까지 수차례 반복됐다.
심지어 아버지는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으며, 동거녀가 집에 있을 때 딸을 성폭행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촬영된 성폭행 영상을 아버지의 동거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그런데 큰 딸의 고통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고를 했던 동거녀가 얼마 뒤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해 새엄마가 됐는데, 이 새엄마가 쉼터에 있던 피해자에게 “네가 거짓말해서 아빠가 더 큰 처벌을 받게 됐다”며 탄원서를 쓰도록 강요한 것이다.
새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냐, 살리는 셈 치고 써라”라며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큰 딸은 결국 두 번이나 탄원서를 제출했고, 새엄마는 큰 딸이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가기도 했다.
재판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성착취물 제작,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해 아버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전자발찌 20년,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강요와 협박이 있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큰 딸의 친엄마는 “아빠가 밉다고 욕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오히려 모든 걸 혼자 끌어안고 있는 것 같아 더 안쓰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