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최악의 테러 공격을 저지른 세력으로 파악된 ISIS-K는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국가(IS) 연계 단체로 알려졌다.
24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horasan)으로 알려진 ISIS-K는 파키스탄 탈레반에 불만을 품은 조직원들이 더욱 폭력적인 이슬람 근본주의를 받아들여 설립한 단체다.
호라산은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간에 걸쳐있는 지역의 옛 이름이다.
ISIS-K는 2014년 말 아프간 동부에서 등장해 극단적인 잔인성으로 빠른 속도로 명성을 얻었다.
2018년 정점을 찍은 뒤 규모가 감소했으며, 특히 미국과 아프간 특공대 공습으로 지도부가 상당수 사망하면서 2021년 기준 1500~2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같은 해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를 무너뜨리면서 제2 전성기를 맞았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진행 중이던 2021년 8월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명이 사망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ISIS-K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탈레반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자리 잡았으며, 탈레반은 ISIS-K가 아프간에서 영토를 장악하거나 전사들을 모집하는 걸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ISIS를 미국과 국외 이익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 페르시아만 기지를 통해 ISIS와 카에다 반군에 “수평선 넘어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인 마이클 쿠릴라 장군은 최근 미 하원 위원회에서 ISIS-K가 “최소 6개월 이내 경고 없이 미국과 서방의 해외 이익을 공격할 능력과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NYT는 ISIS가 자국 영토를 훨씬 넘어서는 외부 작전을 계획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유럽 대테러 당국이 최근 몇 달간 몇 차례 ISIS-K가 유럽 내 목표물을 공격하려 한 것을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초 100명가량을 사망하게 한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추모식 폭발 사건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었다.
ISIS-K는 특히 러시아가 이슬람을 탄압하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테러 공격을 감행해 왔다.
2017년엔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하철 폭탄 테러를 일으켜 15명이 사망했으며, 2022년 9월엔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자살 폭탄 테러 공격하기도 했다.
워싱턴 소재 연구소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남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알자지라에 “러시아의 외교 정책은 ISIS에게 큰 적신호였다”며 “소련의 아프간 침공, 체첸에서 러시아 활동, 시리아 및 이란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와그너 그룹 용병들을 통한 ISIS 상대 군사 작전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미국 보안 컨설팅 회사인 수판그룹의 대테러 분석가 콜린 클라크는 NYT에 “ISIS-K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에 집착해 왔으며, 푸틴을 자주 비판하는 선전을 해 왔다”며 “이들은 아프간, 체첸,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언급하며 크렘린이 무슬림의 피를 손에 쥐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