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화롄(花蓮)현 인근 해역에서 3일 25년 만에 최대인 규모 7.2 강진이 일어나 가옥들이 무너지고 건물 여러 동이 기울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대만 중앙기상서는 규모 7.2 강진이 이날 오전 7시58분(한국시간 8시58분)께 화롄현 남남동쪽 25㎞ 떨어진 수역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23.77도, 동경 121.67도이고 진원 깊이가 15.5㎞라고 중앙기상서는 전했다.
오전 8시11분에는 화롄현 북동쪽 11㎞ 수역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24.065도, 동경 121.673도이고 진원 깊이가 11.8㎞라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밝혔다.
대만은 지각과 화산 활동이 왕성해 ‘불의 고리’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중앙기상서 우젠푸(吳健富) 주임은 진앙이 육지와 가깝고 진원도 지극히 얕은 편이라 대만섬 전역에서 느낄 정도였다며 3~4일 동안 규모 6.5~7.0 여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속철 중단에 휴교령…TSMC 공장 일부도 폐쇄
이번 지진은 대만섬 전역에서 강한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해 피해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무너진 가옥이나 기운 건물에 깔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구조와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롄시에서는 이날 지진으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대만 소방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진으로 인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고속철이 한때 운행을 중단했으며 공항지하철도 일시적으로 멈췄다.
중앙기상서는 해안지역에 지진해일 경보를 내려 수위에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화롄시 당국은 여진이 계속 발생할 것을 경계해 관내 각급학교에 사흘간 휴교령을 내렸다.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공장 일부도 폐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대만 주커관리국은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TSMC와 대만 3위 파운드리 업체인 PSMC의 주난공장이 부분적으로 폐쇄됐다고 밝혔다.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이노룩스의 주난공장 일부도 멈췄다.
주커관리국은 TSMC와 PSMC의 경우 예방적인 조치로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고 했다.
JUST IN: 7.5 magnitude earthquake strikes Taiwan, rocking the whole island and even causing several buildings to collapse.
The earthquake triggered a tsunami warning of up to 10 feet from Japan.
"Tsunami is coming. Please evacuate immediately. Do not stop. Do not go back,"… pic.twitter.com/E1783aoN3k
— Collin Rugg (@CollinRugg) April 3, 2024
인근 국가들도 주시…日오키나와 등서 한때 지진해일 경보
인근 국가들도 이번 지진 발생 소식을 알리면서 분주하게 대비했다.
우선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 규모를 7.5로 추정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번 지진의 규모가 7.4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특히 10여분 뒤 규모 6.5 여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한때 지진해일(津波·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후 주의보로 전환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1분 오키나와(沖縄)본섬·미야코지마(宮古島)·야에야마(八重山) 등에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했다. 지진해일 규모는 3m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9시 18분께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与那国島)에서는 30㎝ 지진해일이 해안에 도달한 모습이 관측됐다. 지진해일은 여러 차례 거듭돼 밀려오기 때문에 앞으로 높이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서도 오전 9시32분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연안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래 처음이다.
이후 오전 10시 40분 일본 기상청은 오키나와 지진해일 경보를 모두 지진해일 주의보로 전환했다. 예상되는 지진해일 높이는 1m로 수정했다.
Breaking News: #Tsunami Alert
SAD News coming from Taiwan and Japan, Major loss there.Massive earthquake (7.5 magnitude+) WHICH HIT Taiwan & Japan
Sending Prayers ! pic.twitter.com/KPF0i5kg9i— SR ⁶⁹ (@ultimate__d) April 3, 2024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진도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4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며 전등 등 매달려 있는 물건이 크게 흔들리는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那覇)공항은 지진해일 경보로 민간기의 이착륙을 보류했다. 공항이 연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공항 측은 이용객을 터미널 3층 이상으로 피난시켰다.
오키나와현 일부 지역에는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요미탄손(読谷村) 지역 8410세대 2만 명, 이토만(糸満)시 연안부 전역 1만8304세대 4만567명 등에게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중국도 지진해일 피해 대비를 당부했다. 중국 자연자원부 해일경보센터는 이날 지진 규모를 7.5라고 밝히면서 지진해일 1급 경보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적색경보는 ‘매우 심각’ 단계다.
🚨BREAKING: Dashcam captures 7.5 magnitude earthquake on highway in eastern Taiwanpic.twitter.com/EPbCHgc1Xi
— AJ Huber (@Huberton) April 3, 2024
해일경보센터는 또 예비지진 매개변수에 따라 지진이 진원 주변에 국부적인 해일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중국과 대만 일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필리핀도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AFP, BBC 등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이날 대만 일대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높은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하고 전국 해안 지역에 대피를 촉구했다.
당국은 “해안 지역 주민들은 즉시 고지대로 대피하거나 내륙으로 더 멀리 이동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수도 마닐라를 제외한 북부에서 남부까지 23개 지방의 해안 지역은 “높은 쓰나미 파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해안 지역의 항구나 하구, 얕은 연안 해역에 있는 선박 소유자는 선박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해안가에서 멀리 이동하도록 당부했다. 이미 바다에 나가 있는 선박은 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심해에 머물러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