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20달러도 모자라다. 더 올려달라.
지난 7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 패스트푸드 업계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20달러로 인상됐다.
이로 인해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종업원 수를 줄이면서 영업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떠나는 고객까지는 막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저렴한 세트메뉴를 다시 출시하는 등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패스트푸드 업계 근로자들은 20달러도 적다며 또 다시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서비스업계 노조인 SEIU의 한 지부인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노동자 연합의 회원들은 지난 달 31일 노사간의회의를 갖고 임금인상을 제시했다.
SEIU는 “상승하는 생활비에 발 맞추기 위해 2025년 1월 1일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20.70달러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일정과 직원들의 안전 보장, 직장내 괴롭힘과 차별 등 복지 혜택도 강조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주정부의 의무적인 임금인상으로 일자리그 줄었고, 일부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문을 닫았다며 업계의 현실을 직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SEIU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무실이 발표한 수천개의 일자리 증가 데이터를 지적하며 임금 상승과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SEIU의 조셉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패스트푸드 업계가 일자리를 추가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직률이 줄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은 “메뉴 가격을 안 올릴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난 분기에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저축한 돈까지 꺼내 썼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근로자 임금인상에 반대했던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협회의 조트 콘디 회장은 “식당들이 임대료와 음식 비용 상승으로 인한 압박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하룻밤 사이에 인건비가 25%나 급등하면, 이미 마진율이 얇은 식당 사업체는 다른 곳에서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인상, 운영시간 단축, 인력 축소, 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SEIU측은 여전히 임금을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노사측은 평행선을 달리다 회의를 종료했다.
패스트푸드 위원회는 오는 9월 다시 만날 것으로 예정돼있지만 SEIU의 최저임금 추가 인상안이 승인될지는 미지수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