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온다면서요?
기상 당국은 지난 10월 캘리포니아에 ‘라니냐겨울’이 예상돼 극심한 가뭄이 올 것이라고 예보하고, 가뜩이나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절수령이 발령되고, 물낭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도 논의되고 있다.
풀러튼에 거주하는 한인 안병수씨는 이 소식을 듣고 크게 웃었다. 안씨는 “난 기상청 특히 한두달 뒤의 예상 믿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안씨가 이같이 크게 웃는 이유는 있었다.
안씨는 지난 10년전 남가주에 엄청난 비가 내릴 것이라며 각 집 지붕이나 비에 취약한 부분은 미리 점검해 보수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당시 안씨는 5만 달러 이상을 들여 집 지붕 공사와 차고 지붕 등을 공사하고 방수칠을 새로했다. 그해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다. 어차피 할 일이었다고 하기에는 급히 공사하느라 돈이 많이 들었다.
안씨는 “급히 공사하고 난 그해 여름 아는 분을 통해서 들어보니까 한 2만 달러 선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마치 비가 지붕을 뚫을 것 같이 뉴스들을 해대서 겁나는 마음에 급히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2~3년뒤 남가주에 엄청난 가뭄이 올 것이라며 물 절약을 외쳤다. 그리고 절수에 동참해 달라며 주정부, 시정부가 주민들에게 절수를 당부했다.
안씨는 그해 정부의 보조를 받아 집 앞 뒤 잔디를 인조 공원(잔디를 없애고 인공조형물이나 돌로 바꾸는)작업을 했다. 정부 보조를 받았지만 마음에 드는 앞 뒤 공간을 만들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였다. 그해 남가주에 비는 많이 내렸다.
안씨는 “‘잔디 깎는 일이 줄어들어 다행이다’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고 말한 뒤 “이렇게 말 잘듣는 주민은 몇 안되지 않느냐?”라고 말하고, “이번에 라니냐 소식을 듣고, 뉴스를 통해 라니냐로 가뭄이 올 것이라는 위협적인 뉴스를 보고 ‘아 비가 좀 오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맞아 떨어졌다”고 웃어 젖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