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성매매 계약을 맺은 자발적 매춘부라고 왜곡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또다시 위안부 강제징용은 “사기”이며 “사실을 입증하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적 계약 : 비평에 대한 응답’을 통해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35년 이상 동안 어떤 증거도 없었다. 일부 한국 여성들은 1980년대 후반에서야 자신들이 강제 징집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램지어는 해당 논문에서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많은 한국 여성들이 한국에서 총구를 겨누는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다고 주장했다”며 “이 논문을 통해 논의하겠다. 이 주장은 거짓이다. 한국 여성들은 일본군의 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강제 징집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또 램지어는 일본이 위안부로 삼기 위해 제주도에서 많은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2000년 사망)의 책 ‘나의 전쟁 범죄’가 유엔의 한국 여성 강제징용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램지어는 “세이지라는 일본 작가가 자신을 포함한 일당이 한국 여성들을 총검으로 찔러 강간한 뒤 성 노예로 보냈다고 주장하는 베스트 셀러를 써냈다”고 세이지의 책 ‘나의 전쟁 범죄’를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유엔의 한국 여성 징집에 관한 유명한 보고서는 이 책을 근거로 한 것이다”라며 “이 책을 계기로 한국 여성들이 강제징용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죽기 전 자신의 책 전체가 조작됐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어 “요시다의 조작은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아시아와 해외의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위안부 논쟁은 요시다의 사기로 시작됐다”며 “그러나 이러한 놀랍고 중대한 조작을 비판하는 한국과 일본 출신 전문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문은 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기준 논문은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지 않다. 다만 시카고 대학 교수 등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0년 램지어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된 성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하며 파문을 불렀다. 국제적인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가 해당 논문을 게재했다. 그의 논문은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에 대해 한국역사학회와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등 48개 단체들은 “연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램지어 교수가 소속된 하버드대의 라이셔 일본학연구소도 당시 성명을 통해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최근 출판물은 하버드대 일본학연구소 커뮤니티에 학문의 실증적인 근거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불렀다”며 “우리는 유익하며 예의바른 지적 교류와 논의를 장려한다는 연구소의 목표를 확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혐오발언, 괴롭힘 그리고 협박을 명백하게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더크림슨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학계의 비판과 학생들의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램지어 교수는 비판이 일자 일본 우익 단체 국제역사논전연구소와 나데시코액션이 주최한 ‘긴급 심포지엄 램지어 논문을 둘러싼 국제역사논쟁’에 동영상을 보내 “어느 것을 읽어도 한국의 반일(反日) 바이어스(bias·편견, 선입견)가 걸려있거나 미국학회의 인문학과의 반일 바이어스가 걸려있는 것처럼 읽히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이 논문을 쓰게 됐다”고 일본어로 전했다.